이란, '레이더 무력화'에도 美함정 계속 공격…"중·러 정보지원?"

기사등록 2026/09/09 12:04:05

당국자 "이란 일부 공격 아슬아슬했다"

트럼프, 아직 중·러 지원 의혹 인정 안 해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내 레이더 역량을 제거했다고 밝혔음에도 이란군의 해상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국·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위치 정보를 제공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5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2026.09.0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내 레이더 역량을 제거했다고 밝혔음에도 이란군의 해상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국·러시아가 이란에 미군 위치 정보를 제공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지난 이틀간 미국 해군 군함을 탄도미사일로 두 차례 공격한 데 대응해 이란 원유 운반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는 그러면서 "미군 군함은 이란의 공격 시도를 성공적으로 회피했으며, 이후에도 역내 해역에서 순찰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 미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란의 미군 함정 공격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다소 이례적인 발표로, 실제로 피격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이란의 해전 역량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은 금요일(4일) 이후 미국 항공모함과 해군 구축함, 해병대 함정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중부사는 모든 공격이 실패했다고 밝혔지만, 복수의 당국자는 '일부 공격은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시도(close calls)였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당국자는 나아가 WSJ에 "이란 정권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미국 군함의 위치 추적에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동하는 표적을 인식해 탄도를 실시간 조정할 수 있는 전자광학 탐색 장비를 탑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카셈 바시르', '할리즈 파르스' 등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표적의 대략적 위치 정보는 가지고 있어야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데,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 과정에서 해상 레이더 역량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존 포지 밀러 예비역 해군 중장은 "미국이 이란의 감시·정찰 능력을 약화시켰음에도 이란이 (미군) 함정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핵심 우려"라며 "이란은 아라비아해 어딘가에 있는 표적을 원거리에서 찾아낼 레이더 역량이 현재 없다"고 짚었다.

결국, 원거리에서 미군 함정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서 미국과 역내 패권을 다퉈온 국가인 중국·러시아가 이란에 정보를 제공해왔다는 추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중국·러시아의 이란 정보 지원 의혹은 전쟁 초기부터 거론돼왔다.

지난 3월 중동 내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련 시설 최소 2개소가 이란 드론에 피격되면서 러시아가 이란에 정보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당시 공격이 러시아 정보 지원으로 이뤄진 것인지 여부를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3명이 전사한 7월17일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피격 때도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정보 제공에 힘입어 미군 방공망을 뚫었다는 분석이 다수 미국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중국·러시아 관여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24일 "사람들이 이란 문제와 관련해 자주 거론하는 두 주요국(중국·러시아)는 내 판단으로는 이란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만약 관여한다면 그들에게 매우 좋지 않을 것이며(very bad for them), 그들의 이익에도 분명히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7월21일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이 수행하는 일부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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