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화나게 하지 않을것"
윗코프 "'3자 회담' 등 실질적 성과"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사단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보내 3자 회담 재개 가능성을 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 의사가 없다고 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긴장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보도된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푸틴에게는 트럼프가 필요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 성과를 안겨줄 수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혹독한 겨울을 이용해 또 한 번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키려고 한다고 확신한다"며 "러시아는 이번 겨울이 정말로 우리를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겨울 대공세와 인프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더 타협적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푸틴 대통령을 압박해 긴장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가 긴장 완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압박하면 수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순차 방문에 대해 "외교 교착을 풀기 위한 방문으로, 몇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왔다"며 "논의의 일부는 겨울을 앞두고 양국이 취할 수 있는 긴장 완화 조치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논의된 긴장 완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을 재개하는 동시에 전쟁 격화 없이 겨울을 넘기는 합의가 포함돼 있나'라는 질문에 "이번 대화와 매우 가까운 해석"이라고 긍정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시설, 곡물 수송, 전력 시설, 석유·가스 수출과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국이 평화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할 수 있는 조치를 겨울이 오기 전이나 겨울 동안에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에게는 9월과 10월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위가 오기 전에 협상 프로세스를 실제로 시작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추가 경제 제재 등 러시아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 전력 기반을 공격할 때 우리는 러시아의 석유·가스 판매 역량을 차단했다"며 "제재는 협상에서 중요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푸틴에게는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윗코프 특사, 쿠슈너 등 트럼프 행정부 특사단은 5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접견한 뒤 6일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고, 크렘린궁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윗코프 특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3자 협상 추가 일정을 잡는 데 진전을 보는 등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살상을 멈추고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만 이번 연쇄 회동 과정에서 '겨울 전 휴전' 논의가 진척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특사단은 지난 2월 협상 교착 이후 상황 변화가 반영된 수정안을 가져왔으나, 모스크바의 입장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포기 조건을 고수하면서 협의 진전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다. 전쟁이 겨울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오늘 미국 및 유럽 파트너들과 상세하게 논의한 '겨울 패키지'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 미국은 내년에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을 늘릴 것이고, 우리는 이 무기체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