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극우 AfD, 州선거 압승…메르츠 총리 정치적 타격 불가피

기사등록 2026/09/07 10:24:00 최종수정 2026/09/07 10:34:24
[베를린=AP/뉴시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운데)가 26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티어가르텐 공원을 찾아 전날 프라이드 행사장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5일 한 남성이 승합차로 프라이드 행렬을 향해 돌진한 후 마체테로 시민들을 공격해 1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으며, 이 남성은 경찰의 추적과 대치 끝에 사살됐다. 2026.7.2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 의회 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6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 의회 선거에서 AfD가 44%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5년 전 치러진 직전 선거 득표율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메르츠 총리가 소속된 중도우파 기독민주연합(CDU)은 18.5%에 그쳐 같은 기간 득표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독일 연방 정치에 파장을 미칠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르츠 총리에 대한 불만이 CDU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라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을 전했다.

이번 선거는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연립 정부에 중대한 도전이었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베를린에서는 메르츠 총리가 이번 선거 이후 스스로 물러나거나 당에 의해 사임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DW는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2025년 5월 총리로 선출되기 이전 강경한 이민정책을 채택하는 등의 방식으로 AfD 지지율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CDU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당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고도 했다.

다만 카르스텐 코슈미더 베를린 자유대 정치학자는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전 DW에 "메르츠 총리가 사임할 사람이라는 인상은 받지 못했다. 그는 총리직을 매우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고, 오랫동안 이 자리를 목표로 해왔다"며 "현재 CDU 내부에 메르츠 총리를 대신할 준비가 된 후계자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극우의 치명적 일격에 궁지에 몰린 메르츠'라는 제목의 오피니언에서 AfD의 44% 득표가 확정된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주의회 또는 연방 선거에서 극우 정치세력이 기록한 최고 득표율이라고 전했다.  AfD 작센안할트 지부는 독일 보안기관에 의해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있다.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는 농촌 지역이고 고령층 비중이 높아 독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극단주의 정당에 대한 강한 지지는 정체된 경제 등 독일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중도 정치 세력이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는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AfD의 충격적인 승리는 메르츠 총리 개인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CDU 내부 인사들은 이미 올여름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개각 이후 메르츠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메르츠 총리의 역대 최저 수준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CDU를 정치적 소멸의 위기로 끌고 가고 있다는 비판도 FT는 내놨다. 독일 유권자들은 메르츠 총리의 오만한 태도와 거창한 약속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성과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FT는 이달 예정된 다른 주의회 선거에서도 CDU가 참패한다면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이상 억누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면서 헨드릭 뷔스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를 주목했다. 51세인 그가 세대교체를 상징할 수 있고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CDU의 지지 기반을 넓힐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AfD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협력을 거부해온 독일 주류 정치권의 '방화벽(firewall)'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고 어쩌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도 FT는 전망했다.

정치 세력이 파편화되고 주류 정당의 지지가 축소되는 시대에 방화벽은 CDU 등이 좌파 정당들과 권력을 나누도록 강요했고 그 결과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공통 분모에 의존하는 연립정부를 만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보수적인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AfD로 향하면서 방화벽이 극우로 향하는 흐름을 막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긴다는 비판론자들의 주장도 FT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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