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 개신교 역사 유물 '제네바 불어 성경' 한국 품으로

기사등록 2026/09/06 15:26:07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1678년 제네바 불어 성경 기증받아

한불수교 140주년 '예수성교전서' 영인본 전달

[서울=뉴시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 기증된 불어 성경(1678년)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 개신교 역사적 유산인 위그노 가문의 17세기 프랑스 성경이 한국에 기증됐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이 프랑스연합개신교회(EPUdF)가 프랑스 개신교 조상인 위그노 뒤몽 가문이 보존해 온 1678년산 '제네바 불어 성경'을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 기증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피브-릴프랑스연합개신교회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기증 답례로 이사장 이영훈 목사 명의의 감사패와 최초 한글 성경인 '예수성교전서' 영인본을 전달했다.

기증된 성경은 1588년 발간된 베자의 불어 성경 개정본으로, 제네바 도서관과 미국 성경박물관 등에 동일본이 소장돼 있다.

이 성경은 프랑스 종교개혁과 위그노 박해의 역사적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위그노 전쟁에서 전사한 안투안 뒤몽의 후손들이 제네바 망명길에 구입한 뒤, 낭트칙령 철회와 핍박 속에서도 가문 내 장남에게 물려주며 몰래 숨겨 지켜온 성경이다.

이 성경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제네바, 쥐라, 라 레파라, 파리, 서울 등 3개국 8곳을 거쳤다.

특히 이 성경은 당시 군사들의 개신교인 색출 작업에 대비해 '성경(Bible)'이란 단어가 포함된 앞뒤 서문과 색인 페이지가 누락돼 종교 박해의 흔적을 보여준다.

엠마뉘엘 세이볼트 전 프랑스연합개신교회 총회장은 기증식에서 "프랑스 개신교 신앙의 중심인 이 성경이 한국교회에 전달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양국의 역사와 선교적 교류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후 소장자이자 기증자인 피에르 몽쟁 교수는 가톨릭 신자로, "공포와 침묵, 망각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이 성경을 한국 개신교 박물관에 기증하는 일이 평화와 일치, 복음에 대한 충성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증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엠마뉘엘 세이볼트 프랑스연합개신교회 전 총회장이 손달익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이사에게 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2026.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증식 후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는 위그노 역사를 현대 디아스포라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제1회 위그노 역사·선교포럼'이 열렸다.

손달익 문화관 이사는 이 행사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성경을 지켜온 마음과 정성을 이어받아 다음 세대까지 안전하게 전해질 수 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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