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청소년기 우울과 절망감 급증의 원인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전두엽 발달 시기와 맞물린 환경적 요인 때문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6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김붕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김 교수는 최근 통계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슬픔과 절망을 경험한 청소년 비율이 남학생 21.7%, 여학생 29.9%에 달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이런 위기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 현상으로 봤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계 경험 부족과 SNS 비교 문화를 꼽았다. 김 교수는 "몇 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관계를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이 관계를 다루는 기술이나 정서적 반응이 부족한 상태로 SNS라는 강력한 관계 흡입 속에 빨려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청소년은 비교에서 벗어날 시간조차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교수는 "예전엔 집으로 돌아오면 비교 대상이 눈에 띄지 않아 스스로 휴식을 취할 여유가 있었지만, 지금 SNS 세대 청소년들은 24시간을 비교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열등감과 자신의 모자란 측면들만 계속 느끼면서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뇌 과학적 배경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청소년기에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대규모 '가지치기'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두엽이라는 조절 컨트롤 타워가 4~5년 정도 흔들리는 시기"라며 "리모델링 시기에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진다. 이게 바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능력, 새로운 자극을 수용하고 처리하는 능력, 갈등을 해소하고 조율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 시기는 남학생은 중1~고1·2, 여학생은 초5·6~중3 무렵 집중된다.
실패를 견디지 못해 '인생 리셋'을 택하는 청소년도 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 교수는 "시험을 한 번 망치면 '이번 고등학교는 망했으니 자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래' 하는 식으로 리셋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네가 되겠어', '내가 너보다 널 더 잘 안다'는 식의 얘기가 바로 셧다운을 만든다"며 "존중받는다고 느끼면 아이들은 절대 누구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부모 역할의 본질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잘 키운다는 건 결국 아이가 독립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어떻게 보낼 건가 하는 것"이라며 "부모로서 독립은 전제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라즈니쉬의 말을 인용해 "내 아이는 우리 부부에게 온 손님"이라며 "귀한 손님을 건강하게 돌보고, 언젠가 떠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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