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의혹' 직권남용 혐의
지난달 27일 재판부에 보석 신청
김대기도 보석 재청구…건강 사유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도망갈 염려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전날 보석을 재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4일 김 전 실장, 윤 전 비서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에 앞서 지난달 27일 윤 전 비서관이 신청한 보석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윤 전 비서관 측은 "도망갈 염려가 없고, 윤 전 비서관의 주소도 분명하다"며 보석을 인용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비서관 변호인은 "윤 전 비서관은 유리한 진술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사라졌고, 그동안 성실하게 특검의 조사를 받아왔고 재판을 연기한 적도 없다"며 "출국금지 조치도 이뤄져 있고 다른 재판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을 버려둔 채 도망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변호인도 "현재까지 진행된 사정에 비춰볼 때 윤 전 비서관의 역할이나 가담 정도가 과연 문제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해달라"며 "현 단계에서 계속 구속돼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 전 비서관은 범행 완성에서 꼭 필요했으면서도 가담 정도를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도망의 염려도 인정되니 기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윤 전 비서관은 "재판부에서 어떤 결정을 하시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기획재정부 공무원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A씨는 20년 넘게 기재부에서 근무했고 예산실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다.
A씨는 해당 사업처럼 공사가 먼저 진행되고 사후 예산을 배정해서 지급하는 경우는 자신이 알기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추후 감사원이나 국정감사 등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민간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예산을 집행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비서관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과정에서 행정안전부에 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 전 실장, 이 전 장관, 김 전 비서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실장 등은 무면허 인테리어 업체인 '21그램'이 산출한 대통령 관저 이전 견적서에 맞춰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022년 5월부터 7월까지 불법적인 예산 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관저 이전 관련 예산 중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예비비 14억4000만원이 편성됐으나, 21그램이 약 세 배에 달하는 41억여원의 공사 견적서를 제출하면서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김 전 실장 등이 행안부에 부족 예산을 충당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이 요건을 갖추지도 않은 채 국가 예산 총 20억여원의 전용 및 집행 절차를 진행 및 승인하게 했으며, 각 기관 소속 공무원들의 예산·회계 관련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예산 무단 전용에 반발한 정부청사관리본부 담당 과장에겐 승진 배제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도 봤다.
이에 법원은 지난 5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김 전 비서실장과 윤 전 비서관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김 전 비서실장도 지난 6월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95조 제3호에서 규정한 보석 예외사유인 '죄증을 인멸하거나 인멸할 염려'를 들면서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전날 재판부에 보석을 재신청했다. 건강 문제가 있고,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이 아니고, 이미 증인 신문이 대부분 이뤄져 어느 정도 사건 심리가 진행된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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