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 통합 '기업결합 심사 면제'?…간이심사도 건너뛰나

기사등록 2026/09/05 08:00:00 최종수정 2026/09/05 08:10:24

기후부, 특별법 통한 심사 면제 방안 제시

공정위와 사전 협의 전…추후 논의 진행

계열사 결합은 간이심사…면제 땐 사전검증 생략

[세종=뉴시스]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서울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발전공기업 통합방안 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손차민 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전공기업 5곳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심사 면제 방안은 아직 공정위와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기 전 단계로, 향후 특별법 마련 과정에서 적용 여부를 놓고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발전 5사는 동일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로 현행상 기업결합 간이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특별법으로 심사 자체를 면제하게 되면 공정위의 사전 확인 절차가 생략된다는 점에서 면제의 적절성을 두고 관계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기후부는 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 5곳을 '한국발전'(가칭)이라는 단일 법인으로 통합해 내년 10월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기후부는 기업결합 심사를 면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특별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제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합병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심사 면제 방안은 발표 전 공정위와 조율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발전사 통합의 기업결합 심사 면제는 기후부에서 요청이 오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도 심사 면제를 확정했다기보다 특별법 마련 과정에서 공정위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심사 면제가 실제 특별법안에 포함될지, 공정위가 이를 수용할지는 현재로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날 간담회에서 기업결합 심사 면제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검토 사안"이라며 "여러 우려를 고려해 심도 있게 검토해서 상식에 맞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기업결합 심사기준에 따르면 발전 5사의 통합은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 간 결합이라는 점에서 간이심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기업이어서가 아니라 한전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간 결합이라는 점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09.03. myjs@newsis.com

간이심사는 경쟁 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결합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등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절차다. 간이심사 대상이더라도 기업결합 신고와 공정위의 검토 절차는 이뤄진다.

특별법을 통해 기업결합 심사 자체를 면제할 경우 이 같은 최소한의 사전 검토 절차도 생략된다. 통합 이후 사업 운영과 의사결정 구조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공정위의 사전 검토 절차를 아예 면제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도의 문제다.

통합 대상인 발전 5사가 보유한 발전설비 용량은 총 53GW다. 기후부에 따르면 통합 발전사는 세계 14위,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 8위 규모가 된다. 통합 이후에는 현재 5개사로 분산된 연료 구매와 발전설비 투자가 일원화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도 대규모로 통합 개발하게 된다.

이는 공정위가 최근 코레일과 SR의 통합에 대해서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층심사를 실시한 것과도 대비된다. 전력 역시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규모 공기업 통합에 따른 영향을 확인할 검토 절차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통합을 이유로 기업결합 심사를 면제할 경우 향후 다른 공기업 통합에서도 같은 특례를 요구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합 발전사의 시장지배력 확대와 민간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경쟁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 장관은 "52개의 석탄발전소가 연차적으로 폐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 효과적으로 전환을 해야 하는 통합 기구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을 계속 유지한다면 지배적 사업자라는 표현이 맞을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장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방안으로 사장단도 노동조합도 모두 하나로 통합해 일사불란하게 전환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6.08.31. jin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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