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미혼 한부모 우울 위험, 전체 한부모의 4.2배

기사등록 2026/09/04 14:45:35 최종수정 2026/09/04 16:28:25

'청소년 미혼 한부모 마음건강 실태조사 보고서'

고위험군 30.8%…자해·자살 문항 양성도 37.4%

[서울=뉴시스]  청소년 미혼 한부모 마음건강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제공)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청소년 미혼 한부모가 겪는 우울 증상이 국가 법정조사상 전체 한부모 평균보다 4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공개한 '청소년 미혼 한부모 마음건강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 기준으로 10점 이상을 기록한 고위험군 비율이 30.8%(33건)에 달했다.

이는 여성가족부의 2024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서 집계된 전체 한부모의 우울 선별 기준 초과 비율인 7.3%보다 4.2배 높은 수치다.

산후 여성의 정서 상태를 측정하는 에딘버러 산후우울 검사(EPDS-K) 기준에서도 13점 이상의 고위험군이 31.8%(34건)를 차지했으며, 두 검사 도구 중 하나라도 위험 기준을 넘어선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9.5%(53건)로 조사됐다.

위원회는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20일까지 '우리 원더패밀리'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마음건강 체크인 108건 가운데 무응답 1건을 제외한 107건을 분석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자해·자살 관련 문항이다. 전체 107건 가운데 자해·자살 문항 양성은 40건으로 37.4%에 달했다. 이 가운데 21건은 해당 문항에 주 7일 이상 또는 '자주'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척도의 총점이 모두 정상 범위였음에도 자해를 생각한다고 응답한 사례가 5건 확인됐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관리 대상 40명을 위험도에 따라 네 집단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도 집단별 특성이 뚜렷하게 달랐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1군에는 6명이 속한 대상 6명으로, 두 척도 모두 최고 구간에 해당했다. 불안과 불면·피로·식욕 변화 등 신체 증상도 함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즉각적인 확인이 필요한 집단으로 분류됐다.

2군에 속한 대상은 21명으로 우선관리 대상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 자해 문항에 응답한 18명 가운데 11명이 전문 상담 연계가 필요한 상태로 분석됐다.

우울보다는 불안과 자기비난이 두드러지는 유형일 가능성이 있는 3군에는 7명이 속했다. 6명이 속한 4군에 대해 이 보고서는 즉각적인 개입보다는 관찰과 정기적인 확인에 가까운 구간으로 해석했다.

우선관리 40명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67명에서도 자해 문항 양성이 있는 대상 10명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총점 기준으로 자르면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청소년 미혼 한부모의 마음건강을 단순히 우울 총점 하나로 판단하기보다 우울·불안 정도와 자해 위험 신호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고위험군에는 즉각적인 확인과 전문 상담·의료 연계를 하고, 중간 위험군은 전문 상담으로 연결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집단은 정기적인 관찰을 이어가는 방식의 차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위험군을 발굴한 이후의 의료과 상담 연계망 체계도 심각하게 와해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인용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보건소에서 산후우울 고위험군으로 판정받아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연계된 산모의 비율은 2015년 60%에서 2018년 34%로 급감했다.

고위험군 산모 중 실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정밀 진단을 받고 심리상담이나 약물치료 등 전문적 치료로 연결된 비율은 단 3.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단 한 번의 조사로 끝나는 단발성 평가를 넘어, 사업 운영 구조와 연계한 반복 측정 및 3단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매월 지급되는 지원금과 정기 안부 전화, 분기별 오리엔테이션 등 고정된 접점 시점을 활용하여 응답자의 상태 변화를 정기적으로 추적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고위험군과 자해 양성 응답자의 점수 변화와 신규 자해 전환을 감지하는 1단계, 현재는 기준 미만이지만 경계선에 위치한 25건의 위험 구간 이동을 파악하는 2단계, 전문 연계 지원 이후 우울 점수의 실질적 감소와 개선 조건을 확인하는 3단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청소년 미혼 한부모 자립지원사업'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원더패밀리' 사업을 통해 자립 기반을 다져온 수혜자 5명을 격려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임종룡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 구요비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가 함께 참석했다.(사진=성평등가족부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 원더패밀리' 사업을 운영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을 생각해 본 청소년들이 다른 또래 아이들에 비하여 8배나 높고 우울증도 적지 않다"며 "이들을 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문제지만 그들에게 충분한, 즉 현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정신적 등등의 돌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그 뜻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적 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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