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장 "자살자 수 줄이지 못할 이유 없어"

기사등록 2026/09/04 17:06:45

2026년 제20회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

"자살예방은 사회 정의 문제…구조적 해결 필요"

"좋은 정책 넘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해야"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4일 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6년 제20회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9.04.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범부처 대책을 통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91년 1만3000명에서 250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자살이라고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은 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6년 제20회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에서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된다며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강조했다.

오는 12월 3일 시행되는  '생명안전기본법'에 따른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민간 공동 부위원장을 맡은 백 협회장은 자살 예방에도 여러 부처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백 협회장은 우리 사회가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근하기 어려운 성수대교 위령비와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 & 뮤지엄을 비교하며  "어떤 죽음이든 막을 수 있을 때는 기억해야 추모하고, 다시 겪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9·11테러 유가족들이 20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서 위기 때마다 도움이 됐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결국 사회적 의미, 그러니까 죽음에서 우리가 교훈을 얻고 한 발 더 나아갈 때 사회적 장례를 치르는 거죠. 자살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6년 제20회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 참가자들이 생명지킴이 7대 선언을 하고있다. 2026.09.04. nowo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백 협회장은  '생명안전기본법'에 성별·종교·인종·세대·지역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안전하게 살 권리인 '안전권'이 명시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살 예방 역시 취약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취약하거나 소외된 사람을 보호하는 일은 결국 사회 전체 몫이며, 자살예방은 곧 사회 정의 문제입니다."

그는 영국에서 자살 예방 정책을 총괄한 루이스 애플비 맨체스터대 정신과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자살 시도자와 유족 등 자살생존자를 사회가 어떻게 대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어린 딸을 잃은 뒤 정치에 뛰어든 클레어 왕의 사례도 들었다. 개인의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행동으로 나아간 사례를 통해 자살 문제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백 협회장은 정책을 만드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해 자살생존자들이 절망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한국자살예방협회와 대한사회정신의학회가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이날 '데이터·연결·책임: 국가 자살예방 전략의 전환과 실행'을 주제로 열렸다. 자살 예방의 국가 책임과 정책, 예방 프로그램,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자살 예방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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