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아르헨 밀레이, 포클랜드 분쟁화로 지지층 결집 노려"

기사등록 2026/09/04 10:34:18 최종수정 2026/09/04 12:44:24

내년 대선 앞두고 포클랜드 제도 영유권 공론화 시도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 37%로 하락…재선 "빨간불"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지지율 하락세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포클랜드 제도 분쟁화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밀레이 대통령. 2026.09.0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지지율 하락세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포클랜드 제도 분쟁화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3일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말비나스(포클랜드 제도의 아르헨티나명)에 대한 아르헨티나의 주권이 계속 침해받고 있다"며 "국가적 관점에서 말비나스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전략적인 사안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유시장 개혁이 주춤하면서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 분석가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포클랜드 제도를 정치 주요 쟁점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한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인터아메리칸대화의 마이클 시프터 선임연구원은 "(영유권 분쟁화는) 정치적 곤경에 처했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있어 확실히 검증된 방법"이라며 "따라서 밀레이가 정치적 이유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현재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포클랜드 제도는 1833년부터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영국령이다. 1982년에는 영국이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제도의 영유권을 두고 전쟁을 벌였으나 아르헨티나의 항복으로 끝이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도 포클랜드 문제를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포클랜드 제도 관련 미국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나는 항상 모든 입장을 재검토(review)한다. 그것 역시 여러 입장 중 하나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는 영국의 국방비 증강을 압박하기 위한 지렛대라는 해석이 나왔다.

[스탠리=AP/뉴시스] 2026년 3월16일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의 스탠리 뒤로 텀블다운산이 보인다. 2026.03.16.
트럼프 행정부가 한 발 더 나아가 영국의 포클랜드 제도 지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할 경우, 밀레이 정권은 영국을 상대로 고강도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극우 성향의 밀레이 대통령은 남미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밀레이 대통령은 과감한 지출 삭감 조처로 예산 균형을 맞췄고, 2023년 12월 취임 당시 물려받은 300%에 육박하던 인플레이션을 대폭 낮췄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실업률은 증가하고, 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현지 컨설팅 업체 통계를 보면 빚을 진 아르헨티나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아틀라스인텔이 지난 7월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취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밀레이 대통령이 자유시장 개혁을 무효로 하려는 좌파 페론주의 후보들을 상대로 내년 대선 때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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