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술 독자 노선과 국산화 속도 가속화
中 대졸 엔지니어 중심 고부가생산성과 자본시장 무기화로 체질 변화
반도체 기술 자립이 완성떈 한일 등 주변국 경제충격 우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중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 자립 속도가 가빠지면서 동아시아 경제 판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3일 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에 출연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호사카 유지 고려대학교 교수는 중국 경제가 단순 침체라기보다는 전통 제조업과 첨단 신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 재편 과정을 겪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4.3%로 정부 목표치인 4.5% 이상을 밑돌았으나 대대적인 부양책 없이 고요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배터리,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반면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전통 산업은 과잉 공급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명확해진 탓이다.
저임금 노동력 기반의 인구 보너스는 끝났지만, 대규모 고급 엔지니어가 배출되는 인재 보너스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1220만명에 달하며, 1978년 이후 누적 대졸자 수는 1억8000만명에 이른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인구 보너스는 끝났지만 인재 보너스는 시작이다"라며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농민공이 만드는 부가가치와 대졸 엔지니어가 만드는 부가가치는 몇십 배가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강력한 수출 제재 역시 역설적으로 중국의 기술 독자 노선을 자극해 반도체 국산화를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을 수백조원대로 늘리며 대규모 투자 자금을 끌어모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병서 소장은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급소를 찔러 자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몇 배 더 분발하게 만들었다"며 "중국이 자본시장을 반도체 산업 육성의 무기로 쓰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회복을 꾀하는 일본 경제 역시 중국의 거센 기술 추격 앞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은 기술 개발이나 투자 부분에서 30년 정도 뒤처진 것이 실상이다"라며 "장기적으로 생산 노동 인구가 일찍부터 감소한 일본 쪽에 리스크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어 "일본은 정보기술(IT)화에 성공하지 못했고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중국의 기술 성장을 부러워하며 바라보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향후 동아시아 경제 흐름은 중국의 기술 자립 완성 여부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전 세계 반도체 물량의 약 60%를 사용하는 중국 시장에서 자체 공급망이 완비되면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이 입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 소장은 "핵심은 기술 자립이다"라며 "미중 경쟁 과정에서 중국의 경제 체력을 진짜 올릴 수 있는 기술 자립의 속도와 폭이 향후 5년, 10년 뒤를 결정지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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