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硏 "남극 연안 관측 공백이 해수면 상승 예측 불확실성 키워"

기사등록 2026/09/03 10:15:35 최종수정 2026/09/03 12:02:24

17개국 전문가 80명 공동 의견

[서울=뉴시스] 남극 연안대(지반선을 기준으로 육상 및 해양 100km 이내)를 대상으로 한 항공, 빙저 측량 개념도.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남극 빙상이 바다와 맞닿는 연안 지역에 대한 관측이 부족해 미래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17개국 과학자 80명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남극 연안의 관측 공백을 해소하고 국제적인 공동 관측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지구물리학회(AGU) 학술지 '지구물리리뷰'(Reviews of Geophysics) 9월호에 게재했다.

연구에는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 산하 국제 연구그룹인 RINGS Action Group이 참여했다. RINGS는 남극 연안의 관측 공백을 줄이기 위해 2021년 출범한 연구그룹이다.

남극 연안은 대륙 빙상이 바다로 흘러나와 빙붕으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특히 빙상이 육지와 맞닿아 있는 지반선 부근에서 작은 변화가 발생하면 빙하가 바다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남극 빙상 변화와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빙하 아래의 기반암 지형이나 빙붕 아래 해양 환경은 직접 관측하기 어려워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위성으로 빙하의 이동과 표면 변화를 파악할 수 있지만 얼음 아래 지형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실제 관측 자료가 부족하면 수치 모델을 통한 빙하 변화와 해수면 상승 예측에도 한계가 생긴다.

논문의 1저자이자 RINGS 의장인 노르웨이 극지연구소 케니치 마츠오카 박사는 "남극 연안의 제한적인 관측이 미래 해수면 상승 전망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라며 관측 공백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도 남극 연안의 관측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사업인 '급격한 남극빙상 용융에 따른 근미래 전지구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 개발(K-NOW)'을 통해 남극 빙하와 해양의 상호작용을 조사해왔다.

연구팀은 2024년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와 파인아일랜드 빙하에서 유실되는 얼음의 양이 남극 전체 연간 손실량의 약 70%에 이른다는 사실을 정량화했다. 올해 1월에는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 지반선 부근에서 999m 깊이까지 시추해 빙하 아래 바다를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제 연구진이 지적한 관측 공백은 실제 남극 현장에서 연구자들이 마주하는 문제"라며 "아라온호와 헬기를 활용해 남극 연안 빙하 아래 기반 지형을 측량하고 빙하를 뚫어 빙붕 아래 해양을 직접 측정하는 등 관측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사각지대 없는 남극 연안 관측을 위해 국제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그간 축적한 관측 성과와 국제 연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제 공동 관측을 주도해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