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돌출·통증 반복된다면 주의
탈장 환자 연간 11만명…증상도 다양
3일 의료계에 따르면 탈장은 복강 내 장기나 지방 조직 등이 본래의 위치를 벗어나 복벽의 구조적인 약한 부위나 틈을 통해 돌출되는 질환을 말한다.
탈장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데,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서혜부탈장, 복벽탈장, 배꼽탈장 등 주요 유형으로 진료 받은 환자가 11만명을 넘었다.
탈장은 발생 부위와 원인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고 증상에도 차이가 있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허건웅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외과 부장은 "탈장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돌출이 일시적으로 사라져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돌출된 조직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감돈이 발생하고, 지속되면 혈류가 차단돼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복적인 돌출이나 통증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탈장은 복벽의 구조적 약점에 복압 상승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사타구니나 복부의 특정 부위가 볼록하게 돌출되는 것이다. 서 있거나 걷는 동안 또는 힘을 줄 때 돌출이 두드러지고, 누우면 다시 들어가거나 크기가 감소하기도 한다. 반면 돌출이 작거나 깊은 위치에 있으면 외관상 확인이 어려울 수 있으며, 묵직함이나 당김, 통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발생에는 복벽의 구조적인 특성과 함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나이에 따른 조직의 변화뿐 아니라 비만, 임신, 만성적인 기침이나 변비 등으로 복압이 반복적으로 높아지는 경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복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기존의 구조적 약점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탈장은 발생 위치에 따라 서혜부탈장, 대퇴탈장, 배꼽탈장, 절개탈장 등으로 구분된다. 서혜부탈장은 아랫배와 허벅지가 만나는 사타구니 부위에서 발생하며 가장 흔한 유형이다. 대퇴탈장은 사타구니보다 아래쪽인 대퇴부에서, 배꼽탈장은 배꼽 주변에서 발생한다. 절개탈장은 복부 수술 후 절개 부위의 복벽이 약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서혜부탈장은 전체 환자의 약 90%가 남성일 정도로 남성 발생 빈도가 높다. 남성은 태아기에 고환이 복강에서 음낭으로 내려오며 사타구니 부위의 통로를 지나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구조적인 약점이 남을 수 있으며, 여기에 나이와 복압 상승 등의 요인이 더해지면서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여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뚜렷한 돌출보다 사타구니 통증이나 묵직한 불편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대퇴부에서 발생하는 대퇴탈장은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며, 좁은 공간을 통해 돌출되기 때문에 감돈이나 혈류 장애에 따른 조직 괴사 위험이 높다.
운동 후 발생하는 사타구니 통증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스포츠탈장'이라고 부르는 운동 관련 사타구니 손상은 일반적인 탈장과는 다른 개념으로, 복벽이나 주변 근육·힘줄 등의 손상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될 경우 증상만으로 질환을 판단하기보다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발생 시기 등을 확인한 뒤 해당 부위를 직접 관찰하고 촉진하는 신체검사로 시작한다. 외부에서 돌출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거나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초음파나 CT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증상이 없고 상태가 안정적이라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약화된 복벽은 약물이나 생활습관만으로 회복되기 어려워 통증이나 불편감이 반복되거나 돌출이 커지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돌출된 조직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단단해지면서 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복통, 구토 등이 동반된다면 감돈으로 혈류가 차단된 상태일 수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돌출된 조직을 원래 위치로 되돌린 뒤 약해진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과거에는 증상이 나타난 부위를 절개해 바깥쪽에서 접근하는 개복수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해 복벽 안쪽에서 접근하는 수술도 활용되고 있다.
복강경수술은 비교적 작은 절개로 시행할 수 있고 양측 서혜부탈장에서도 동일한 절개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약해진 부위를 인공막인 메시(mesh)로 보강해 재발을 줄이는 방법도 사용된다. 다만 수술 방법은 발생 위치와 크기, 재발 여부, 과거 복부 수술력과 전신 상태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허건웅 부장은 "탈장은 발생 위치와 유형에 따라 증상이 다양해 환자가 스스로 감별하기 어렵다"며 "반복되는 돌출이나 사타구니·복부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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