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호 붕괴' 남미도 위험…"안데스 58개 호수 범람 가능성"

기사등록 2026/09/02 17:25:40

2023년 연구서 "안데스·알프스 위험"

1941년 페루 홍수로 1800여명 사망

"파타고니아 등 취약지, 재확인해야"

[리마(페루)=신화/뉴시스]네팔-중국 국경 지대를 강타해 최소 1066명이 사망한 대규모 홍수의 원인으로 빙하호(Glacial lake) 붕괴가 꼽히는 가운데,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등 세계 각지의 고산지대에도 유사한 위험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2024년 6월23일 안데스 산맥 기슭 모습. 2026.09.0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네팔-중국 국경 지대를 강타해 최소 1066명이 사망한 대규모 홍수의 원인으로 빙하호(Glacial lake) 붕괴가 꼽히는 가운데,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등 세계 각지의 고산지대에도 유사한 위험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어 매체 엘파이스는 1일(현지 시간) '빙하호 붕괴 위험에 1500만 명이 노출됐다' 제하의 기사에서 "히말라야, 안데스, 알프스 산맥 등 주요 산악지대에 있는 1500만 명이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023년 게재된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GLOF)' 위험 분석 자료를 인용해 "가장 취약한 지역은 중앙아시아, 특히 히말라야 산맥을 공유하는 중국·네팔·인도·파키스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또다른 주요 위험지역은 페루·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안데스 산맥, 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오스트리아에 걸친 알프스 산맥"이라고 했다.

매체는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22년까지 확인된 빙하호 붕괴 홍수 44건에서 최소 3636명이 사망했는데, 최다 피해 사건은 1941년 페루 우아라스가 초토화되면서 1800여명이 숨진 홍수였다"라고 부연했다.

페루 국립 빙하·산악생태계연구소도 네팔 홍수 직후인 지난달 27일 "안데스 산맥 최소 58개 호수는 범람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경고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빙하호 붕괴 홍수는 보통 인적이 없는 고지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네팔 홍수처럼 주거 지역에 들이닥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의 피해가 수반된다.

특히 최근 30여년간 기후변화로 빙하 소실이 가속화되면서 위험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피레네생태연구소의 후안 이그나시오 로페스 연구원은 "1990년부터 빙하 후퇴 속도가 빨라졌다"며 "21세기 첫 25년의 후퇴 속도는 이전 25년 대비 2배"라고 설명했다.

대형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 고산지대 위험 연구 및 계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레네생태연구소의 헤수스 레부엘토 연구원은 엘파이스에 "스위스는 지난해 센서 등을 이용해 빙하를 관측하다가 대홍수 발생 이틀 전 주민을 대피시켰다"며 "모든 산악 지역을 관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확인하고 유사시 피해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르헨티나 환경 전문 매체 '노티시아스 암비엔탈레스'는 "과학계가 전 세계의 취약 지역을 다시 확인하는 가운데, 안데스 산맥과 파타고니아(아르헨티나·칠레 최남단) 지역 등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재난에 더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매체는 특히 "빙원(氷原·극지방에서 지표면이 얼음으로 뒤덮인 곳)과 아르헨티노호(湖), 베에드마호 등이 있는 파타고니아에는 수많은 빙하가 분포해 있어 지속적 관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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