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유력 대선주자 극우 르펜, 히잡금지안 재추진에 '역풍'

기사등록 2026/09/02 14:04:03

공공장소 히잡 금지 재추진…당내서도 우려

중도·좌파 후보들 "이슬람 혐오·차별 정책" 비판

[파리=AP/뉴시스] 프랑스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랑스 극우 유력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겠다는 방안을 재차 밀어붙이면서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당내에서도 해당 정책을 둘러싸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르펜 측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1일(현지 시간) 익명을 전제로 폴리티코에 르펜이 '급진 이슬람주의' 대응 법안에 히잡 금지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이후 국민투표에 부쳐질 것이며, 이는 논쟁의 초점을 종교 자체에서 '이슬람주의 이념'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사안은 지난달 RN 소속 한 의원이 르펜이 집권할 경우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 시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프랑스 정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에 네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르펜은 내년 4월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랑스 좌파 정치인들과 시민자유 옹호단체들은 "르펜의 제안은 이슬람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꼽히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엑스(X)에 "르펜이 이란식 복장 검열 경찰을 만들려 한다"고 했고, 프랑스 반인종차별 단체 SOS는 "르펜이 무슬림 여성들을 공공장소에서 몰아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총리를 지낸 중도우파 성향의 에두아르 필리프 후보는 "프랑스 무슬림이 아니라 이슬람주의와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브뤼노 루타이요 후보 역시 "경찰력을 투입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히잡금지안이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 해당 공약을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델라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투표가 실시된다면 최종 결정은 유권자들의 몫"이라며 "복장 규정을 강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

프랑스 국가통계청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18~49세 프랑스 무슬림 여성 가운데 26%가 히잡을 착용한다.

프랑스는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 착용을 전면 금지한 몇 안 되는 유럽 국가 중 하나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 자국 선수들의 히잡 착용까지 금지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는 2004년부터 히잡과 키파 등 종교적 머리 가리개 착용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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