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 동요…직제 미정인 가운데 정원감축 우려
중수청 이탈에 업무 과중 겹치며 사직 러시 관측도
형소법 시범운영 4주…"개선책 찾을 시간 부족해"
공소청 직제안 마련이 늦어지는 데다 수장이 부재한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원 축소설'이 무성한 상황이다. 인력 감축이 가시화될 경우 업무 과중을 우려한 대규모 사직 행렬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보완책도 오는 10월 2일까지 마련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검찰청이 일부 일선청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검찰청을 기소 및 유지 전문 기관인 공소청으로 전환하는 개정 정부조직법과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 개정 형사소송법은 예정대로 다음 달 2일 시행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일반범죄는 경찰,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대 중대범죄는 중수청이 맡는다. 고위공직자범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세·노동·환경 등 전문 분야는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각 부처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 수행하게 된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공소청 개청 준비단을 구성하고 기획조정부 총괄하에 과장급 간부들과 대검 연구관 40여명이 참여해 관련 작업을 진행해 왔다. 대검 훈령과 예규를 정비하는 한편 관계 부처와 예산·직제 등을 협의했다.
법무부도 지난달 28일 수사준칙을 입법예고 하는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해 오는 한편 관계 부처와 공소청의 직제·정원 등을 협의해 오면서 전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예산 규모도 윤곽이 나왔다. 전날 발표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공소청 개청 예산엔 1조854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공소청 직제안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초 관측됐던 일정보다 2~3주 이상 늦어진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장기화된 수장 공백 사태도 조직 내부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구심점을 잃은 검찰 조직이 관계 부처와 주요 쟁점을 조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물러난 뒤 1년 2개월 넘게 공석이다. 지난 7월 말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직무대행인 구자현 대검 차장검사까지 사표를 내면서, 현재까지 대검 기획조정부장 중심의 사실상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중수청 검찰 출신 특례임용에 최종적으로 검사와 검찰 수사관 등 1761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일선에서는 조만간 공개될 직제안에 따라 그에 준하는 정원 감축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비록 공소청은 직접 수사 업무를 더는 맡지 않지만 기존에도 대부분의 업무를 차지한 공소제기와 유지 업무는 그대로 맡아야 한다. 여기에 공소제기를 위한 사실확인, 면담 제도가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새로 도입된다.
일선청에선 이미 올해 초부터 검사들의 사직과 특검 파견으로 업무량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정원 감축이 현실화되면 더는 견디지 못하고 사직에 나서는 인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는 "1700여명이 중수청으로 넘어가는데 그 인력이 해왔던 일을 떠안아야 한다면 남은 인원들로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사권 폐지를 이유로 정원을 축소하면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빈틈이나 부작용을 찾아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검은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4주 동안 서울북부지검, 대구지검 서부지청, 창원지검 마산지청, 대전지검 논산지청 4곳에서 '공소청 운영모델'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도입되는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참고인 등 면담 제도, 사실관계 확인 제도 등을 시범 운영하며 실무상 개선점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운영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눈에 띄는 개선 방안이 보고되거나 찾아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청 출범 두 달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개정이 마무리된 탓에 보완책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사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는 대검에서 일선청에 실무 매뉴얼을 작성해 보내주고 실시간으로 질의 답변을 받는 절차를 몇 개월에 걸쳐 진행했다"며 "인사나 직제는 금방 정리될 문제지만, 이대로면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한 문제점을 발굴하지 못한 채 개문발차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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