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종부세 부담 원상복귀…"체감 크지 않을 것"

기사등록 2026/09/01 17:16:58

정부, 비거주 기본공제 9억 인하 철회

세부담 상한도 200% 취소…150% 유지

전문가들 "매물 출회 압력 일부 완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9.0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연희 이종성 기자 =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비거주 1주택에 대한 기본공제 금액을 축소하는 대신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등 당초 세제개편안 원안에서 한 발 물러섰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부담은 일부 완화됐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체감하는 완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다만 강남권 등 고가주택의 매물 출회 압력과 전세 공급 감소 요인이 일부 줄어든 만큼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애초 예고됐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가 일정 부분 후퇴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에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며 "1주택자 전반에 대한 세 부담 강화라는 우려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교육이나 '직주근접' 등 여러 이유로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1주택자를 거주 또는 비거주로 구분해서 세 부담을 달리한다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가 너무 많다"며 "비거주자에 대한 공제 혜택을 다시 현행대로 유지했다는 것은 잘한 것"이라고 호평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026년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확정했다. 종부세는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은 유지하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방안을 철회하고 현행대로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당초 직전 연도 총 보유세 상당액의 150%에서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때 기본공제 금액을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기존 안을 완화해 각각 6억원으로 조정하고,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현행과 같이 각각 9억원을 적용한다.

그러나 시장의 체감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투기로 보기 어려운 1주택자에 한정해 세부담을 현행 제도대로 원상복귀한 만큼 전반적인 부동산 세부담은 그대로 강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심의하는 만큼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강화 일변도였던 기존 개편안에서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세액공제 한도 신설, 거주·보유에 따른 공제율 차등 적용, 종부세율 인상,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실제 세 부담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들은 그대로 유지돼 체감되는 완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강화라는 방침은 지속되고 기본공제금액과 세 부담 상한도 종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의 조정을 통해 향후 보유세를 충분히 높이는데 소요되는 기간만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정책목표와 효과, 전반적인 시장영향이나 전망 모두 기존안과 동일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026년 세제개편안이 최종 확정된 1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꼴랑'이라는 단어가 적힌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때 기본공제 금액을 각각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려던 기존 안을 완화해 각각 6억원으로 조정했다.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정부는 당초 직전 연도 총 보유세 상당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을 200%로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했다. 2026.09.01. yesphoto@newsis.com
고 원장도 "비거주자들에게 세금을 높이겠다는 것 자체가 수정된 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고가주택자나 다주택자, 주택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수정·보완은 미흡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고가주택의 매물 출회 압력은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는 종부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 부담이 모두 강화되면서 강남권에서는 호가가 크게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함 랩장은 "최근 대출 규제와 높은 주택가격 때문에 매수자의 자금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세금 때문에 급하게 매도할 물건이 늘어나는 것이 강남권 시장에 가격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그 가능성이 작아졌다"면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운데 실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은 1주택자 입장에서는 '보유세 부담 증가→매도 또는 실거주 전환'이라는 선택지가 생길 수 있었지만 이번에 12억원 공제가 유지되면서 매물 출회 압력은 상당 부분 약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 연구원은 "매도자의 경우 향후 입법 과정에서 추가 완화를 기대하며 매도 시점을 늦출 수 있겠으나,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매도시기를 앞당기는 매도자들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본격적인 급매물 출회를 기대하며 매수타이밍을 조율하는 매수자들도 존재할 수 있어, 당분간 매수매도자간의 눈치보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전세 공급 감소 요인이 일부 완화됐다는 의견과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기조는 여전한 만큼 집주인의 실거주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고 원장은 "가장 비판이 심했던 부분 위주로 손질한 것이지 근본적인 수습이나 종합적인 수정·보완은 아니다.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증가시키겠다는 정책 자체는 그대로"라며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자기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그 집에 살던 세입자는 나가야 하고,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르고 공급이 없으니 결국 월세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전세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전세 공급 감소 요인이 일부 완화됐다"면서도 "서울의 전세 매물과 가격은 규제지역, 입주물량,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해서 이번 세제 수정 하나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고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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