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뇌부, 국방장관에 "이란戰 내년까지 지속은 불가" 경고

기사등록 2026/08/31 07:06:34 최종수정 2026/08/31 07:10:24

국방, '병력 일부 2027년까지 배치'

해군총장 "현 수준 지원 유지 불가"

유럽·태평양·남부사령관 우려 분출

[콴티코=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이란 전쟁이 6개월을 넘겨 사실상 무기한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최고위 장성들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9월30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미군 장성들. 2026.08.3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이란 전쟁이 6개월을 넘겨 사실상 무기한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최고위 장성들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 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 고위 지휘관들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대이란 대규모 군사작전 장기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대장급 최고 지휘부인 육·해·공군 참모총장, 유럽·태평양·남부사령관이 지난 14일자 국방장관명령서(SDOB)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헤그세스 장관에게 제출했다는 것이다.

SDOB는 전 세계 가용 가능한 미군 함정, 항공기, 병력, 무기체계 현황과 대통령의 군사력 운용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문서로, 국방장관이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 관한 군 최고위 장성 의견도 반영할 수 있다고 한다.

14일자 SDOB는 중동에 배치된 병력 일부를 9월까지, 다른 일부를 2027년까지 유지한다는 헤그세스 장관 명령이 골자인데, 해군참모총장과 유럽·태평양·남부사령관은 이에 대해 '비동의(non-concur)'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비동의란 '동의하지 않지만 명령은 이행하겠다'는 의미로, 미군이 대이란 전쟁에 과도한 전력을 투입한 상황이 장기화돼 유럽·아시아·중남미 전선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릴 커들 해군참모총장은 "작전 종료 시점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 전쟁 지원을 현재 수준으로 계속 유지할 수 없다"며 구축함 전력 중 배치 가능한 전력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남부사령관은 "미국 본토 방어 임무수행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경고했고, 새뮤얼 파파로 태평양사령관은 항공모함 지원 지속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일본에 주둔하던 조지 워싱턴함이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현재 서태평양에는 미군 항공모함이 한 척도 없다.

육군·공군참모총장은 헤그세스 장관의 병력 배치 연장 방침에 동의했으나,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

지난 3월 병력 약 2000명을 이란 전선에 배치한 육군 제82공수사단 파병 기간도 1년으로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던 테그트마이어 사단장은 30일 장병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파병 장기화가 모든 가정에 무거운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에 정통한 당국자는 "군 수뇌부 분위기는 이란 작전이 6개월 넘게 이어지며 '너무 오랫동안, 너무 과도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too much for too long)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헤그세스 장관 측은 SDOB 내용에 개의치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원론적 입장을 냈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WP에 "국방부는 SDOB 등 내부 작전 절차나 병력 배치 논의 과정에서 각 군과 전투사령부가 제시한 구체적 의견이나 평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전투사령부에 투입되는 병력 규모와 기간은 현재의 위협 평가, 대통령이 설정한 전략적 우선순위, 그리고 합동참모의장과 전투사령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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