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호 10개월…'매우 중대' 제재 전임 3년치 넘겼다[공정위 강경기조①]

기사등록 2026/08/30 08:00:00 최종수정 2026/08/30 08:30:25

주병기 체제 전원회의 공개 의결서 분석

'매우 중대' 14.3%…한기정 때의 6.9배

한기정 2.1%…김상조 6.7%·조성욱 7.3%

설탕·밀가루에 과징금 1조…민생 사건 집중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중기부, 공정위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04. bluesoda@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임하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전원회의에서 위법성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한 비율이 한기정 전 위원장 재임기간의 약 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위원장 취임 후 10개월간 나온 최고 중대성 판단 건수는 한 전 위원장의 3년 재임기간 전체 건수와 동일했다.

취임 초부터 불법으로 얻을 기대이익을 뛰어넘는 징벌적 경제제재를 강조했던 만큼, '주병기호' 공정위의 법 집행 기조가 한층 강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우 중대' 14.3%…한기정 때의 6.9배

30일 뉴시스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 주 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9월22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공개된 전원회의 의결서 28건 가운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확인된 사건은 4건이었다.

분석 대상은 최종 의결서가 공개된 사건으로, 심의가 끝나 제재 결과가 발표됐더라도 의결서가 공개되지 않은 사건은 제외했다.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가 전체 공개 의결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3%다. 이는 직전 한기정 전 위원장 때보다 6.9배 높은 수준이다.

한 전 위원장 재임기간에는 전원회의 의결서 192건 가운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된 사건은 4건으로, 2.1%에 불과했다.

주 위원장 체제에서는 출범 약 10개월 만에 한 전 위원장의 전체 재임기간인 3년 동안과 같은 4건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김상조·조성욱 전 위원장 재임기간과 비교해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판단 비율이 두 배 가량 높았다.

김상조 전 위원장 재임기간에는 전원회의 의결서 208건 가운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가 14건으로 6.7%였다. 조성욱 전 위원장 때는 288건 중 21건으로 7.3%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밀가루가 진열되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약 6년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된 제분사 7곳을 제재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20일 대한제분·씨제이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대선제분·삼화제분·한탑 등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 7곳의 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담합 사건 사상 최대인 과징금 총 671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2026.05.20. jhope@newsis.com

현재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까지 고려하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판단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가 심사보고서 송부 등으로 공식 발표한 사건 중 심사관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한 사례는 알려진 것만 11건이다. 분야별로는 담합 5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및 불공정거래 4건,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2건이다.

다만 이는 심사관 단계의 판단으로, 법 위반 여부와 중대성 등급은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심사관의 중대성 판단이 전원회의에서도 유지되면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확정되는 사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설탕·밀가루에 과징금 1조…민생 사건 집중

공정위 과징금 고시는 법 위반행위를 중대성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는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결정하는 고시상 최고 중대성 등급이다.

주 위원장 취임 이후 공개된 의결서 기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된 사건은 설탕 담합,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의 부당 광고·고객유인, HDC의 부당지원, 밀가루 담합 등 4건이다.

담합의 경우, 현행 고시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되면 관련매출액의 18~20%를 부과기준율로 적용한다. 다만 설탕·밀가루 담합에는 위반 당시 시행되던 고시에 따라 부과기준율 15%가 적용됐다.

특히 설탕·밀가루 담합은 가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약 90%에 달하고, 장기간 가격을 합의한 데다 과거 제재 이후에도 위반을 반복한 점이 고려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됐다. 공정위는 설탕 담합에 4083억원, 밀가루 담합에 6710억원을 부과했다. 두 사건에만 총 약 1조79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직 의결서가 공개되지 않아 이번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발표한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에도 담합 사건 역대 최대 규모인 747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주 위원장 체제에서 최고 중대성 판단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은 주요 사건에 대한 제재 기조가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민생 관련 사건이 집중적으로 처리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병기 위원장 취임 이후 처리된 사건 중에는 설탕·밀가루 담합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민생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민생 관련 사안의 위법성을 엄중하게 판단하면서 신속하게 처리하려다 보니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된 사례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5.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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