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경제적 왕따 작전', 중국에 막히나…제재 딜레마

기사등록 2026/08/26 11:17:38

中 "일방적 제재 반대" 공개 반발

중국 압박하면 금융시장·교역 충격 우려

놔두면 이란 원유 거래 지속 가능성

[워싱턴=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8.26.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이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이 중국까지 제재하면 미중 경제 갈등을 키울 수 있고, 중국을 놔두면 이란 경제 봉쇄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딜레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새로운 대이란 제재인 '경제적 왕따 작전'을 발표했다. 이란의 원유 판매와 금융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까지 제재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과 이란의 협력이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80~90%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의 제재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란의 유조선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전쟁 발발 이후 48%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디언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제재만으로 중국으로 향하는 이란산 원유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2019년 6월6일(현지시간) 해 질 무렵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청사 모습. 2026.08.26.
중국이 원유 구매와 금융 거래를 이어가면 이란의 외화 수입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구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역시 중국과의 직접적인 금융 충돌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에 이란 거래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 선박 등 60개 대상을 첫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중국 금융기관은 포함하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제재를 곧바로 부과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세계 금융시스템에 미칠 충격을 언급했다.

미국이 중국 은행을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망에서 배제할 경우 이란 문제를 넘어 세계 금융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다. 중국이 미국 경제에 중요한 핵심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등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미국이 감수해야 할 부담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다음 달로 예정돼 있어 대이란 제재 문제가 미중 관계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올해 5월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마치고 떠나는 가운데 시민들이 현재 유가가 표시된 안내판 앞을 지나는 모습. 2026.08.26.
반대로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피하면 이란 경제 봉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란이 중국을 통해 원유를 판매하고 결제망을 유지할 경우 미국의 압박에도 버틸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이번 조치를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군사작전에서 경제 압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했다. 약 6개월간 이어진 전쟁에도 이란의 굴복이나 핵 프로그램 포기라는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미국의 대이란 경제전략은 중국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계속하면 제재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까지 강하게 압박하면 이란을 겨냥한 경제전이 미중 경제 충돌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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