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백과사전'…AI도 공부할 교과서가 필요하다

기사등록 2026/08/22 10:00:00 최종수정 2026/08/22 10:14:24

20년 된 지식백과, AI 시대 맞아 새단장

300만 표제어·4091개 출처 AI 자산으로 활용

EBS·두산백과 손잡고 전문 콘텐츠 확충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지난 19일 '네이버 지식백과'를 전면 개편하고 전문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궁금한 것이 생기면 두꺼운 백과사전을 펼치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이 보급된 뒤에는 검색창에 모르는 단어를 입력했다. 이제는 인공지능(AI)에게 질문하는 시대다. 몇 초만 기다리면 AI가 필요한 내용을 알아서 정리해준다. 이쯤 되면 백과사전은 역할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최근 20년 된 백과사전이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는 사람이 읽을 지식뿐 아니라 AI가 답변을 만드는 데 활용할 교과서 역할까지 맡는다.

네이버는 지난 19일 '네이버 지식백과'를 전면 개편하고 전문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20여 년간 약 1000개 콘텐츠 제휴처를 통해 쌓아온 300만개 표제어에 새로운 전문 데이터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백과·사전·도서·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를 포함하면 출처만 4091개에 이른다.

이 방대한 자료를 읽을 독자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 확보한 콘텐츠는 지식백과뿐 아니라 네이버의 'AI 브리핑'과 'AI탭' 등 AI 검색 결과와 AI 학습, 콘텐츠 추천에도 활용된다. 과거 사람이 백과사전을 펼쳐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AI가 백과사전을 읽고 이용자에게 답을 건네는 셈이다.

◆말은 청산유수인데 오답?…AI에 검증된 '교과서' 쥐여줘야 하는 이유

생성형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이용자의 질문에 답한다. 하지만 AI가 내놓는 답이 언제나 사실은 아니다. 그럴듯하게 설명하면서도 틀린 정보를 내놓는 이른바 '환각'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신 정보나 전문 지식을 물을수록 AI가 어떤 정보를 근거로 답했는지도 중요해진다. AI 업계에서 AI를 믿을 만한 외부 자료와 연결하는 '그라운딩'과 검색증강생성(RAG)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RAG는 이용자의 질문과 관련된 정보를 외부 데이터에서 찾아 이를 바탕으로 AI가 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글클라우드는 RAG를 기존 정보 검색 시스템과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결합해 보다 정확하고 관련성 높은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로 설명한다.

이는 시험을 치르는 AI에게 참고서를 쥐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리 똑똑한 학생이라도 기억에만 의존해 답하는 것보다 믿을 만한 자료를 찾아보며 답하는 편이 정확할 가능성이 높다.

◆반려동물부터 농학까지…AI가 읽을 책장 채운다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지난 19일 '네이버 지식백과'를 전면 개편하고 전문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가 오래된 지식백과에 다시 공을 들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AI가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모으는 대신 전문가와 전문기관이 만들고 검수한 '참고서'를 먼저 살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EBS와 두산백과, 모아진, 비상교육 등 전문 콘텐츠 사업자와 손잡고 지식백과의 '책장'을 채우기로 했다. 단순히 데이터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웹 검색으로 충분한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분야를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거진 플랫폼 모아진과 함께 국내외 전문 매거진 1400종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과 게임, 문화유산, 연극, 농학, 환경공학 등 상대적으로 자료가 부족했던 분야의 콘텐츠 규모를 약 2.2배로 늘릴 계획이다.

두산백과와는 딱딱한 백과사전식 설명에서 벗어나 친숙한 표현과 숏폼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든다. 숏폼 3000건을 포함해 매년 신규 백과 콘텐츠 1만건을 독점 확보할 예정이다.

EBS와는 동·식물부터 건강, 금융·경제, 재난·재해, 초·중·고 교과과정까지 검색 수요가 높은 분야의 지식·학습 영상 2만건을 공동으로 기획 및 제작한다. 비상교육에서는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초·중·고 수학·과학·사회 콘텐츠 약 1900건도 순차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글 빼곡한 백과사전은 옛말…AI 요약에 숏폼까지

지식백과 자체도 달라진다. 네이버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손봤다.

PC와 모바일로 나뉘어 있던 화면은 반응형 웹으로 통합한다. 기존 31개 카테고리는 인문, 사회, IT·테크, 과학, 라이프, 취미·스포츠, 문화예술, 역사·문화, 지역·국가 등 9개 영역으로 재편했다.

글이 빼곡한 전통적인 백과사전의 모습에서도 벗어난다. 텍스트와 이미지뿐 아니라 숏폼 영상까지 한곳에서 볼 수 있고, AI가 긴 본문을 요약해준다. 이용자가 보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콘텐츠도 추천한다.

현동석 네이버 검색 데이터 리더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정보의 양뿐 아니라 출처가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식백과가 사용자에게는 깊이 있는 지식 탐색 공간으로, 네이버의 AI 서비스에는 신뢰도 높은 지식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문 콘텐츠 파트너와의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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