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0.05%·서초 -0.09%…2주째 낙폭 확대
강남·서초, 세제 개편 후 매물 1952건 증가
"강남권 가격 조정 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 폭이 2주 연속 커졌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가 등장한 가운데, 보유세 부담 탓에 당분간 가격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0.05%, 서초구는 0.09% 내렸다. 두 지역 모두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낙폭도 전주보다 확대됐다.
실거래가도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13층은 지난 6일 53억9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평형 15층이 지난 5월 19일 기록한 신고가 63억원보다 9억1000만원(14.4%) 낮은 값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 116㎡ 10층은 세제 개편 전인 지난 6월 8일 60억원에 거래됐다. 이후 개편안 발표 사흘 뒤인 8월 6일에는 같은 면적 12층이 58억7000만원에 팔려, 비슷한 층수임에도 직전 거래보다 1억3000만원(2.2%) 하락했다.
호가도 내려앉았다. 네이버부동산에는 한양3차 같은 면적 36동 6층 매물이 55억원에 올라왔다. 세제 개편 전 거래가 60억원보다 5억원(8.3%) 낮은 호가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8㎡에서도 65억원짜리 매물이 확인됐는데, 기존 신고가 75억원보다 10억원(13.3%) 낮다.
강남권 하락의 배경으로는 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 확대가 꼽힌다. 세제 개편으로 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집주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우병탁 전문위원의 분석을 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약 2227만원에서 내년 거주 1주택자 기준 약 3333만원으로 49.7%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약 3888만원으로 74.6% 증가한다. 같은 집 한 채라도 거주 여부에 따라 내년 세 부담이 550만원 넘게 벌어지는 셈이다.
세 부담을 우려해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9453건에서 21일 1만576건으로 1123건(11.8%) 늘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 매물도 7630건에서 8459건으로 829건(10.8%) 증가했다. 두 지역을 합치면 1만7083건에서 1만9035건으로 1952건(11.4%) 불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비롯한 세제 개편으로 매도 압력이 커진 반면 대출 규제로 매수세는 위축되면서 강남권 가격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부담뿐 아니라 비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세제 개편안 전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주택자와 주택임대사업자, 고령자 등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 안에 주택을 처분하려 하면서 매물이 나오고 호가도 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매수자는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데다 세법 개정안도 확정되지 않아 관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매도자와 매수자의 온도 차가 최근 강남권 매물 증가와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으며, 이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