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맥용 챗GPT에 '애플 메시지' 플러그인 추가·
아이메시지·SMS·RCS 검색·요약·답장 작성부터 실제 전송까지
'항상 전송 허용' 땐 승인 절차 생략…편의성만큼 통제 위험도 커져
앞으로는 이런 부탁을 챗GPT에 하면 인공지능(AI)이 맥에 저장된 메시지를 직접 찾아 대화 맥락을 파악하고 답장을 작성한 뒤 이용자 대신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글을 써주는 단계를 넘어 이용자의 실제 계정과 앱을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맥용 챗GPT 데스크톱 앱에 '애플 메시지(Apple Messages)' 플러그인을 추가했다. 애플 실리콘이 탑재된 맥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재 일반 챗GPT 대화가 아닌 '챗GPT 워크(ChatGPT Work)'와 코덱스(Codex)에서 작동한다.
◆문자 찾아 요약하고 답장까지…챗GPT가 '메시지 비서'로
애플 메시지 플러그인을 설치하고 맥 운영체제의 관련 접근 권한을 허용하면 챗GPT는 아이메시지뿐 아니라 SMS와 RCS 대화까지 읽고 검색할 수 있다. 오래된 대화를 뒤져 특정 약속이나 정보를 찾고, 밀린 대화 내용을 요약하거나 후속 답장이 필요한 메시지를 추리는 식이다.
답장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제 온 메시지 중 답장이 필요한 것을 찾아줘", "다음주 저녁 가능한 시간을 확인해서 답장해줘"와 같은 요청을 하면 대화 내용을 분석해 메시지를 준비하고 애플 메시지 앱을 통해 실제 발송까지 할 수 있다.
다만 기본 설정에서는 AI가 곧바로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한다. 챗GPT가 전송할 문구와 수신자를 제시하면 이용자가 이를 확인하고 승인해야 발송된다. 오픈AI도 이용자가 메시지 내용과 상대방을 검토한 뒤 전송하도록 하는 방식을 기본값으로 뒀다.
기능 이용에도 조건이 있다. 이번 플러그인은 애플 실리콘 기반 맥용 챗GPT 앱에만 포함됐다. 웹이나 모바일, 일반 챗GPT 채팅에서는 직접 사용할 수 없고 맥의 메시지 앱과 관련 시스템 권한을 거쳐 작동한다.
◆한번 '항상 허용'하면 이후 승인 없이 발송…편리함 커진 만큼 위험도
문제는 이용자가 승인 절차를 없앨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정 메시지 대화에 대해 '이 채팅으로 항상 전송 허용(Always allow sending to this chat)'을 선택하면 챗GPT는 이후 같은 대화방에 메시지를 보낼 때 별도의 전송 승인을 다시 요구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가족이나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는 편리할 수 있지만, AI가 이용자의 최종 확인 없이 외부로 말을 내보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픈AI 역시 공식 안내에서 지속적 승인을 허용하면 챗GPT가 이용자를 대신해 메시지를 보내기 전 검토할 마지막 기회가 사라진다며, 신뢰하기 어려운 지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대화에는 건별 승인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AI 에이전트에서 꾸준히 지적돼온 '프롬프트 인젝션' 위험도 맞물린다. 이는 웹페이지나 이메일 등 외부 콘텐츠에 숨겨진 악의적 지시를 AI가 실제 이용자 명령으로 오인해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공격 방식이다.
오픈AI도 에이전트가 이메일·파일·외부 서비스 등에 접근해 행동할수록 이런 공격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문자메시지는 사적인 대화부터 업무 연락, 인증 관련 안내까지 이용자의 민감한 맥락이 집중된 공간이다. AI가 이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답장까지 보내게 되면서 접근 권한을 어디까지 열어둘지, 자동 실행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지가 새로운 이용자 통제 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G메일·슬랙·드라이브 이어 메시지까지…'답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
오픈AI는 최근 챗GPT와 코덱스의 플러그인·커넥터 생태계를 확대하며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을 넓히고 있다. G메일을 불러와 메일을 다루거나, 구글 드라이브의 문서를 읽고, 슬랙 채널을 요약하거나 답장을 작성하는 식이다. 연결된 서비스에 따라 정보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번 애플 메시지 연동은 AI 에이전트의 활동 범위가 업무용 데이터에서 개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한층 더 깊숙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용자가 앱을 하나씩 열어 검색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던 과정을 AI가 한 번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어디까지 맡길 것이냐'가 될 전망이다. AI가 대신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편의성은 커지지만, 잘못된 판단이나 외부의 악의적 지시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메시지를 대신 보내주는 AI 비서가 일상이 될수록 최종 승인과 권한 관리가 안전장치로서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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