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 방지법 통과했지만"…약배송 갈등 여전

기사등록 2026/08/21 09:04:35 최종수정 2026/08/21 09:18:24

닥터나우 "약 배송 제도화 추진 방침을 진심으로 환영"

약사회 "입법 취지 무력화…사회적 합의 깨부수는 행위"

[서울=뉴시스] 21일 약사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의약품 도매업 진입을 제한하고 마약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진=닥터나우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려온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비대면진료 환자의 약배송 확대를 두고 닥터나우와 대한약사회의 입장이 엇갈렸다. 닥터나우는 정부의 약배송 제도화 추진을 환영하며 의약품 접근성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 반면, 약사회는 법 시행 전 약배송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입법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21일 대한약사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의약품 도매업 진입을 제한하고 마약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안 통과 후 닥터나우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닥터나우는 입장문을 통해 "의약품 유통 사업을 시작한 것은 비대면진료 이후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전전해야 하는 '약국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이어 "선례가 없고 잠재적 우려가 제기된다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인 혁신 사업의 순기능과 국민 편익에 대한 기여도까지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못하는 일이 앞으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의약품 유통 사업에는 제동이 걸리더라도 비대면진료 중개 서비스는 기존과 같이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닥터나우는 "법안 통과에 따라 닥터나우가 시도했던 문제 해결 방식은 멈추게 됐지만, 닥터나우의 비대면진료 중개 서비스는 종전과 같이 운영된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개정안이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제기돼 온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는 장치라고 평가했다.

약사회는 플랫폼 자본이 직접 또는 특수관계인을 통해 의약품 도매업에 진출해 특정 약국에 자사몰 의약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도매몰 거래 여부에 따라 환자에게 노출되는 우선순위·배지 등을 차등 부여해 약국을 줄 세우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조제 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확인을 의무화해 비대면진료를 포함한 의료 현장에서 마약류 의약품의 중복 처방과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약사회는 "이번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의약품 도매업 진입에 따른 이해충돌을 차단하고 마약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할 마지막 제도적 단추가 마침내 꿰어졌다"고 밝혔다.

약사법 개정안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약 배송 확대 논의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비대면진료 환자의 약 배송 확대를 논의하고 약국 재고정보 제공 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약 배송 확대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닥터나우는 정부의 약 배송 제도화 추진을 환영했다. 닥터나우는 "정부의 약 배송 제도화 추진 방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닥터나우가 제기해 온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문제가 개별 기업의 사업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의제로 다뤄지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정부의 약 배송 확대 추진에 반발했다.

약사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특정 플랫폼 업계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며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이는 국회의 입법권과 엄중한 사회적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이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폭주"라고 밝혔다.

약사회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약국 외 의약품 인도 대상을 도서·벽지 거주자, 취약계층 등 최소한의 불가피한 범위로 모법에 한정한 것은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치열한 논의 끝에 도출한 사회적 합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조차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뒤집고 전면 확대를 획책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깨부수는 행위"라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놓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약사단체, 비대면진료 중개업체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할 예정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약 배송 확대 논의를 이끌어주실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에 감사드리며, 비대면진료 이용 국민이 필요한 약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이에 대해 "동네약국 중심이니 '전담약국 금지'라는 면피용 미봉책으로 약사회를 기만하려 들지 말라"며 "결론을 정해놓고 들러리를 세우려는 ‘약 배송 확대 전제 민관협의체’에 대한약사회는 결코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약사법 개정안 통과로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진입에는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약 배송 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오히려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확대를 주장하는 측과 의약품 유통의 공정성·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측이 맞서면서 양측 간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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