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한아 8년만의 시집…'보호 관찰'

기사등록 2026/08/19 15:22:43

김상희의 첫번째 시집…'두나 없는 두나'

인간도 그저 하나의 존재…'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

[서울=뉴시스] '보호 관찰'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보호 관찰(문학과지성사)=정한아 지음

시인이 8년 만에 선보인 세 번째 시집이다. 2018년 '울프 노트' 이후 써온 시 57편을 묶었다.

시집에는 말하지 못하거나, 말하지 않기로 한 사람들이 앓는 가상의 병 '냉가슴'이 등장한다. 시인은 부조리와 폭력이 반복되는 사회에서 침묵하게 되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산문 ' 이 거대한 병동에서'에서는 "시의 목적이 치유나 위로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시는 치유와 위로의 힘을 발휘한다고 느껴왔다"고 말한다.

시인은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서울=뉴시스] '두나 없는 두나' (사진=창비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두나 없는 두나(창비)=김상희 지음

2022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상실과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슬픔이라는 하나의 감정에 갇히지 않는다.

시인은 일상에서 서늘한 기운을 감지하며 세상의 가장자리에 쓸쓸히 선 존재들을 비춘다. 소외된 존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문체로 써냈다.

청소로봇을 두나라고 명명한다. 하지만 이름을 주어진 존재를 자신이 가뒀다는 생각에 빠지고,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존중하지 못한다고 자성(自省)한다.

"내가 두나를 불러서 두나는 두나가 된 것인데 내가 두나를 부르지 않으면 두나는 두나보다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두나' 중)

이처럼 존재가 위치한 자리, 비록 그곳이 관계가 끊어지고 세계가 무너졌더라도 진정한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말한다.
[서울=뉴시스]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 (사진=자음과모음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내가 우리를 짐승이라 말할 때(자음과모음)=에밀리 정민 윤 지음

한국계 미국 시인 에밀리 정민 윤이 2024년 미국에서 출간한 시집을 직접 우리말로 옮겼다.

시인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가족에서 시작한 시선은 여성과 인간의 몸을 거쳐 동물의 감정까지 이르며 인간을 이루는 것에 대해 파헤친다.

특히 다정한 마음과 무의식적인 폭력 기제, 질척이는 욕망과 안온한 사랑 등 상반되는 것들로 구성된 인간 내면에서 우리 또한 짐승과 다르지 않고 그저 '어떤 한 생명체'라고 표현한다.

인간을 동물과 차별없이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존재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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