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근로시간 30분 늘렸다 줄였다…대법 "최저임금 회피"

기사등록 2026/08/19 12:00:00

대법 "하루 3시간30분, 사납금 마련도 어렵다"

2019년 전합 판례 재확인…기사들 승소로 파기

[서울=뉴시스] 근로계약상의 소정근로시간을 해마다 30분씩 늘렸다가 줄이는 식으로 임금을 정한 울산 소재 택시회사가 기사들에게 체불임금을 물어주게 됐다.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에 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DB). 2026.08.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근로계약상의 소정근로시간을 해마다 30분씩 늘렸다가 줄이는 식으로 임금을 정한 울산 지역 택시회사가 기사들에게 체불임금을 물어주게 됐다.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택시기사 2명이 소속 택시회사 A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본 원심을 파기해 울산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9일 밝혔다.

구체적인 상고이유서를 내지 않은 다른 기사 1명의 상고는 기각해 패소를 확정했다.

A사는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택시운송사업 회사로, 2008년부터 기사들과 임금협정을 맺고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해마다 바꿨다.

이 회사의 소정근로시간은 2008년 당초 4시간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2014년에는 3시간30분으로 줄었다. 2016년에는 다시 4시간으로 되돌려졌는데, 2017년과 2019년에는 또다시 3시간 30분으로 협약에 정했다.

기사들은 최저임금법을 피하려는 꼼수라며 소송을 냈다. 2008년 3월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따라 택시기사들이 회사와 약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면 회사가 줘야 할 최저임금도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이하 특례조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기사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했다. 이 조항은 2009년 7월부터 시행됐다.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초과운송수입금 등을 말한다. 해마다 시간당 일정 액수로 정해지는 법정 최저임금을 맞추려면 회사가 고정급을 더 줘야 한다. 그런데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해 버리면 최저임금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1, 2심은 사측의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볼 근거가 없다며 기사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전원합의체 판례를 들어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기사 2명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택시회사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피할 의도로 근무 형태와 운행 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정했다면 무효라고 판단했다.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30분으로 정했던 2014년, 2017년, 2019년 협정에 대해 "택시운전근로자의 통상적인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어도 1일 3시간30분은 하루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며 "해당 연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탈법행위로 볼 소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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