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체육 등 8개 기관 공익사업 전환
2028~2030년 배분율 '35% 이내' 조정
성과평가 따른 배분액 조정폭 20→40%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복권 수익금의 35%를 기존 복권발행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나눠주던 법정배분 제도를 20여년 만에 대폭 손질한다.
10개 법정배분기관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제주도를 제외한 8개 기관의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전환해 사업 성과와 자금 수요 등에 따라 복권기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성과가 낮은 사업에 대한 배분을 줄이고 남는 재원은 다른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기획예산처는 18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6차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복권 및 복권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복권법은 2004년 제정 당시 복권발행 체계를 일원화하면서 기존 복권발행기관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복권 수익금의 35%를 10개 기금·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배분하도록 했다.
그러나 제도가 20년 넘게 유지되는 동안 기관별 재정 여건과 사업 수요가 달라졌는데도 고정적인 배분 구조가 이어지면서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감사원과 국회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현재 법정배분 대상인 10개 기관 가운데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중소벤처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국가유산보호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림환경기능증진자금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 8개 기관의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들 기관은 기존처럼 정해진 비율에 따라 복권 수익금을 자동으로 배분받는 대신 사업 성과와 자금 수요 등을 토대로 재원을 배분받게 된다. 성과 평가에 따른 환류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사업특별회계는 복권 수익금이 당초 자주재원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배분 제도를 유지한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한시적인 특례가 적용된다.
현재 복권 수익금의 35%로 고정된 법정배분 비율을 '35% 이내'로 바꾸고, 성과평가에 따른 기관별 배분액 조정폭도 현행 ±20%에서 ±40%로 확대한다.
기획처 관계자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관련 백브링에서 "현재는 평가 결과가 가장 좋은 기관에 기준 배분액보다 최대 20%를 더 주고, 가장 낮은 기관에는 최대 20%를 줄일 수 있는데 이를 각각 40%까지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평가는 재정사업 평가 체계를 기본으로 사업 성과와 함께 기관별 자금 수요와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이뤄진다.
한시 특례가 끝나는 2031년부터는 지자체와 제주도를 제외한 8개 기관의 사업이 공익사업으로 본격 전환된다.
이에 따라 사업 성과가 낮거나 자금 여력이 충분한 기관에 기존보다 적은 복권기금이 배분될 경우 남는 재원은 다른 공익사업에 투입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기존에는 법정배분 사업의 성과가 낮더라도 정해진 금액을 줘야 했지만 앞으로는 성과가 높은 사업 쪽으로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복권기금 사업 규모는 총 3조4028억원으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법정배분 사업은 1조1430억원, 공익사업은 2조2598억원이다. 법정배분 규모는 2021년 8103억원에서 2022년 9551억원, 2023년 1조338억원, 2024년 1조402억원, 지난해 1조1051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법정배분액을 기관별로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2062억원으로 가장 많고 제주도 특별회계가 1973억원이다. 이어 국가유산보호기금 1706억원, 과학기술진흥기금 1150억원, 국민체육진흥기금 948억원 등의 순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법정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배분하던 복권 수익금을 사업 수요와 성과에 따라 보다 탄력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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