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관이 수사 착수→지휘한 검사가 기소
대법 "검사가 수사 개시한 것…직접 기소 못해"
1·2심서 징역 8년→파기환송…공범·자녀도 파기
이 사건은 별건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수사관에 포착돼 수사로 이어졌는데, 해당 수사관을 지휘한 검사가 직접 기소한 것을 두고 대법원은 '위법 기소'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전직 경북 구미시 과장급 공무원 A(62)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5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이런 취지로 파기해 대구고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업체 대표 B(55)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A씨의 자녀 C(36)씨와 D(32)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내린 원심판결도 같은 취지로 모두 파기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B씨로부터 직무와 관련해 합계 835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이를 자녀들의 급여인 양 꾸민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구미시 공원녹지과장(5급) 등을 맡던 2021년 8월 B씨에게 '민간 공원 조성 사업에 업체 물품이 납품되게 도와줄 테니 자녀 2명을 직원으로 올려 급여 형식으로 뇌물을 달라'는 취지로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A씨의 별건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던 대구지검 수사과 소속 검찰수사관이 2024년 4월 혐의점을 처음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담당 검사는 2024년 7월에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수사관의 신청을 받아 A씨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집행했고, 수사를 마친 검찰수사관에게 사건을 송치 받은 후 같은 해 8~11월 3번으로 나눠 기소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담당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공소를 제기했다며 검찰청법을 어긴 기소라고 주장했다.
1·2심은 검찰수사관을 '사법경찰관'에 준하는 신분으로 판단해 공소제기 절차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공소제기가 검찰청법 조문이 정한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나 위법하다고 봤다. 수사 실무상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처음 착수했더라도 이를 지휘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법리상)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할 뿐이라고 봐야 한다"며 "검찰수사관이 범죄 수사에 착수했더라도 이는 검찰청법에서 말하는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가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것은 검찰청법 제4조 2항에 반해 위법하다"며 "이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어도 이를 지휘한 검사는 기소할 수 없다고 밝힌 대법원 판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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