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한 달 했는데…'퇴사 1개월 전 통보' 지켜야 하나요?[직장인 완생]

기사등록 2026/08/15 08:00:00 최종수정 2026/08/15 08:23:27

계약서 없이 1달여 근무하다 다른 회사 합격

퇴사 30일 전 통보는 관행…법적 의무 아냐

수습도 계약서 작성해야…미작성은 회사 책임

무단결근 처리될 수도…손해배상은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20대 사회초년생 A씨는 최근 한 회사에 입사해 한 달여간 근무하던 중 더 좋은 조건의 회사에 합격했다. A씨는 새 회사 출근일에 맞춰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회사에서는 "퇴사하려면 한 달 전에 통보해야 한다"며 한 달 뒤에 퇴사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문제는 A씨가 아직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 입사 당시 회사에서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뒤 정직원으로 전환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수습 신분이고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는데 한 달 전 통보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냐"고 호소했다.

직장인들 사이에는 흔히 '퇴사하려면 적어도 한 달 전에는 말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인수인계를 위한 최소한의 기간을 한 달로 판단하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씨는 이대로 새 회사 입사를 포기하고 현재 회사에서 1개월 더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근로자가 퇴사 30일 전에 회사에 통보해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관계법에는 근로자의 퇴사 전 통보기간을 별도로 정한 규정이 없다. 흔히 말하는 '30일 전 예고'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A씨는 언제든 회사에 사직 의사를 밝힐 수 있다.

다만 회사가 A씨의 사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사직 의사는 언제든 밝힐 수 있지만, 근로관계까지 그 즉시 종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 A씨가 어떤 형태로 채용됐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A씨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계약 형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만일 A씨가 정규직으로 채용된 뒤 최초 3개월만 수습기간을 두기로 한 것이라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회사가 사직을 수리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근로계약 해지 통고 후 1개월이 지나 효력이 발생한다.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사직 의사를 밝힌 당기 후 '1임금지급기'가 지나야 한다.

반면 애초 근로계약기간 자체를 수습기간 3개월로 정한 뒤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면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계약 내용과 중도 퇴사 사유 등을 따져야 한다.

이와 별개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회사의 잘못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과 소정근로시간, 휴일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수습이라는 이유로 이를 3개월 뒤 정직원 전환 때까지 미룰 수는 없다.

그렇다고 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니 A씨와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 자체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씨가 실제 회사에 출근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일을 했다면 근로관계가 인정된다.

A씨가 회사와 퇴직일을 정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출근을 중단할 경우 근로관계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 무단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 회사가 이로 인해 실제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도 있다.

다만 회사가 구체적인 손해와 A씨의 퇴사로 인한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만큼 실제 배상 책임까지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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