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형사 리니언시 별도 운영…순위 연계 장치 없어
설탕 담합서 실제 1·2순위 엇갈려…"감면 효과 떨어져"
주병기 "경제사건 컨트롤타워 공정위로 일원화해야"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로 나뉜 담합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창구를 일원화하는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일부 담합 사건에서 공정위와 검찰이 인정한 자진신고 1·2순위가 서로 엇갈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리니언시 창구 일원화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담합 기업은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감면받기 위해서는 공정위에, 형사처벌을 면제받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검찰에 각각 리니언시를 신청해야 한다.
행정 리니언시는 최초 신고자(1순위)에게 과징금을 100% 면제하고 검찰 고발을 면제할 수 있다. 2순위는 과징금을 50% 감면하고 검찰 고발을 면제할 수 있다. 형사 리니언시는 1순위의 경우 기소를 면제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2순위는 재판 시 구형량을 50%를 감경한다.
현재로서는 두 기관의 신고 순위와 감면 판단을 연계하는 별도의 법적 장치는 없다. 공정위와 검찰은 각 기관에 접수된 자진신고를 토대로 순위와 감면 여부를 각각 판단한다.
이렇다 보니 기업이 양쪽에 동시에 신고하더라도 공정위에서 인정받은 순위가 검찰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이 공정위에서는 1순위로 인정받고도 검찰에서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형사처벌을 면제받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탕 사건의 경우 자진신고 1순위와 2순위가 검찰과 공정위가 달랐다"며 이례적으로 리니언시 관련 정보를 언급했다.
리니언시는 법상 자진신고자에 대한 비밀 유지가 원칙이어서 신청 여부와 인정 순위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사건들에서 두 기관이 인정한 신고 순위가 엇갈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기업들은 행정제재와 형사처벌 위험을 모두 피하기 위해 공정위와 검찰에 동시에 리니언시를 신청하는 추세다.
주병기 위원장은 이런 행정·형사상 감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공정위 중심의 리니언시 창구 일원화를 강조해왔다.
주 위원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언시의 경우) 경제 사건에 대한 컨트롤타워인 공정위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정위에서 1순위로 인정받고도 검찰에서는 형사제재를 면하지 못하게 되면 자진신고 감면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리니언시 창구를 일원화해 운영하거나 경쟁당국 신고를 형사절차와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
미국은 법무부 반독점국이 경쟁당국이자 형사 집행기관으로서 담합 수사·기소와 형사 리니언시를 함께 담당한다. 영국은 경쟁당국 자체가 경쟁법상 감면과 형사면책을 같이 관리한다. 일본 역시 담합 리니언시 신청 창구는 경쟁당국으로 사실상 일원화돼 있어 1순위로 인정되면 검찰에 별도 리니언시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계기로 신고 순위와 행정·형사 감면 절차를 연계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이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되면서 형사 리니언시 운영 방향도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정위 역시 향후 운영 방향을 고민하고 있지만 관계기관과 협의해야 할 문제여서 구체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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