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기업 선정돼야 약가 방어"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가 시행되면서 국내 제약업계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돼야 약가 우대와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약가인하 여파를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공포·발령했다.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14년 만에 이뤄지는 첫 전면 개편이다.
업계가 혁신형 인증에 집중하는 이유는 정부의 약가인하 기조 탓이다. 앞서 정부는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제네릭 약가를 45%대로 인하하는 내용과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 방안을 담은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신규 제네릭에 대해 각각 약가의 60%, 50% 우대를 받고, 기등재 제네릭의 경우 각각 49%, 47%의 특례를 받게 된다. 사실상 혁신형 인증제도가 당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에서는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이 상향됐다. 직전 3개년도 평균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연구개발비 비중이 기존 7%(최소 50억원)에서 9%(최소 70억원)로,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5%에서 7%로 각각 높아진다.
정부는 인증 심사 절차도 손질했다. 인증심사 항목을 25개에서 17개로 줄이고, 세부평가 총점도 120점에서 100점으로 조정했다. 세부 평가항목과 합격 기준점수(65점)를 공개하고, 인증에서 탈락한 기업에는 미인증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보키로 했다.
그동안 심사 기준과 탈락 사유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제기됐던 '깜깜이 인증' 지적을 해소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밖에 불법 금품 제공(리베이트) 결격사유 판단 기준 정비, 외국계 혁신형 제약기업 유형 신설 등도 개편안에 담겼다.
복지부는 이달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신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을 받은 뒤 인증심사위원회와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내 신규 인증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인증이 만료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매출 대비 R&D 비중 정량적 임상 성과를 확보하고, 인재 영입 및 의사결정체계 개편, 컴플라이언스(CP) 전담조직 강화 등 여러 방면에서 작업에 나섰다.
앞서 일동제약은 신약 연구개발 계열사인 유노비아를 흡수 합병키로 했다. 약가 제도 개편안 시행 등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 변화 및 불확실성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휴온스도 휴온스생명과학을 흡수한데 이어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준비에 나서고 있으며, 이외에도 종근당,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동화약품, 안국약품, 삼진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국제약품, 환인제약 등 다수 기업들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도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 기업으로 인증을 받지 못하면 약가인하 타격이 매우 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이 TF팀을 꾸리며 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100개가 넘는 기업이 도전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