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OTT, '임영웅 몰아보기' 등 트로트 팬덤 사로잡기 경쟁
시청 순위 상위권 이름 울려…플랫폼 가리지 않고 흥행 흐름
2040 얼리어답터 중심→키즈, 중장년 등의 가족 시청자 겨냥
스페셜관 운영하고 투표 기능 도입해 플랫폼 자주 찾게 유도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트로트 팬덤에 주목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강력한 한 방'이 있는 콘텐츠로 젊은 층 공략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키즈 전용 서비스와 함께 중장년층으로도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다시보기(VOD)에 그치지 않고 팬들이 플랫폼에 자주,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이용자들을 붙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OTT 사업자들은 최근 중장년층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를 확대하는 추세다. 넷플릭스가 지난 5월 어버이날에 맞춰 '사랑의 콜센타 임영웅 몰아보기'를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 콘텐츠는 기존 TV조선 방송에서 가수 임영웅이 선보인 주요 무대를 몰아볼 수 있도록 5시간 분량으로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다. 정통 트로트뿐 아니라 발라드와 힙합 등 다양한 장르 무대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편집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아도 팬들이 반복해서 보고 싶어 하는 무대를 모아 OTT식 아카이브 콘텐츠로 재가공한 사례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트로트는 국내에서 중장년층의 팬덤 형성이 검증된 장르이기도 하다.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은 지난 2월 말 첫 방송 이후 넷플릭스에서는 이틀 만에 국내 톱10 시리즈 5위, 웨이브 오늘의 톱20 3위에 오른 바 있다. 3월에도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등 여러 OTT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흥행 흐름을 보였다.
◆2040 얼리어답터 중심→키즈, 중장년 등의 가족 시청자 겨냥
OTT 사업자들이 트로트에 주목하는 건 이용자 연령층 확대를 위해서다. 젊은 이용자들 만이 아니라 가족 단위 시청자에게도 적합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아무래도 초창기 OTT는 20~40대 얼리어답터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OTT가 충분히 대중화되고 스마트TV가 보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지난해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TV를 통해 OTT를 시청하는 비율이 전년(23.8%) 대비 12.6%포인트 높아진 36.4%로 집계됐다.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시청자를 겨냥한 콘텐츠 필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초창기에는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킹덤', '인간수업', '스위트홈', '오징어게임'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들 작품은 잔혹한 생존 경쟁, 복수, 디스토피아 등 지상파에서는 만들기 부담스러운 소재와 수위, 장르적 색깔이 강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라인업을 보면 로맨스, 코미디, 예능 등 장르가 다양해진 데다 키즈 전용 넷플릭스 놀이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 트로트 콘텐츠는 TV 콘텐츠 소비 습관이 강한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다. 이 연령대를 붙들면 단순히 가입자 한 명을 얻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통적인 TV 시청 시간을 OTT로 가져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페셜관 운영하고 투표 기능 도입해 플랫폼 자주 찾게 유도
티빙의 경우 지난 11일 프로젝트 음악 예능 '가왕쇼'를 독점 공개했다. 가왕쇼는 MBN 현역가왕 시즌을 하나로 연결하는 첫 스핀오프다. 역대 우승자 전유진, 박서진, 홍지윤이 한 팀을 이뤄 글로벌 K-트로트 트리오 음반의 센터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티빙은 본편 공개에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가왕쇼 스페셜관을 운영하면서 프로그램 미리보기와 투표하기, 이전 트로트 콘텐츠를 한 곳에서 찾아 볼 수 있게 했다. 또 투표 기능을 OTT 안에 배치헀다. 콘텐츠 큐레이션과 팬 참여 기능을 결합해 본편이 공개되지 않는 기간에도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었다.
한 OTT 관계자는 "OTT 시장이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특정 팬덤이 플랫폼 안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스포츠 팬덤에 이어 트로트 팬덤까지 OTT 무대로 이동하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을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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