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위험 지역에 파병되거나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정자·난자 냉동 보관 비용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시행한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오는 9월부터 3년간 자격 요건을 갖춘 현역 장병의 생식세포(정자·난자) 채취 및 냉동 보관 비용을 보상해 주는 시범 사업을 개시한다.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추진되는 이번 제도는 위험 근무 수당 대상 파병 명령을 받았거나 120일 이내 파병 예정인 현역 군인이 대상이다. 또한 배우자나 연인 등 동반자와 180일 이상 지리적으로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장병도 신청할 수 있다.
지원 금액은 정자 채취 및 냉동 보관의 경우 연간 최대 500달러(약 70만원), 난자 동결 보관은 연간 최대 1만 달러까지 지급된다. 장병들은 군 병원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민간 클리닉에서 시술받은 뒤 관련 서류와 영수증을 제출해 환급받을 수 있다.
이번 정책은 전투 중 부상으로 인한 생식 능력 상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전투 중 골반이나 성기 부위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미군 장병은 약 2000명에 달하며, 생식 능력과 성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부 손상을 입은 인원도 30만7000명에 이른다.
미군 가족들과 생식 권리 옹호 단체들은 그간 전투 파병 전 정자·난자 냉동 보관, 체외수정 등 난임 치료 지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앞서 2016년 애쉬 카터 국방장관이 유사한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같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유야무야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장병들은 자비를 들여 냉동 보관을 해왔으며, 2022년부터 일부 비영리단체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3년간의 시범 사업 기간 동안 장병들의 참여도, 예산 소요, 전투 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례화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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