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기자회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연합회)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동네슈퍼·골목상권 위기에 따른 비상 대책 촉구 및 대통령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정부가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저지하고 골목상권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자 마련됐다. 최근 당정은 유통 환경 변화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을 이유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새벽 배송 규제 완화를 뼈대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회는 골목상권이 최악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영업규제 완화는 '불난 집 앞에서 대기업의 고속도로부터 넓혀주는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및 새벽 배송 규제는 대기업과 중소상인이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보장하고 지역 내 소비가 골목상권으로 순환하도록 만든 사회적 장치라는 것이다.
김은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협동사무처장은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코로나19 당시 자영업자 지원을 대출에 의존하면서 그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겼던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며 "자영업자 부채를 걱정하면서 대형마트 심야 배송을 허용해 중소상인을 더 치열한 경쟁으로 밀어 넣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김 사무처장은 "배송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소수 기업에 시장이 집중되는 유통 구조와 이를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는 법과 제도가 문제"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고 중소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제주도 슈퍼마켓협동조합의 김대권 회장은 "뭍으로 살러 나갔던 자식들이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이런저런 장사를 시작하며 소소하게 먹고 사는 것이 가능했던 섬이 제주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농협 하나로마트에 치이고 쿠팡에 몰살당해서 동네 담배 가게조차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민생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냐"며 "정부가 민생을 외면하니까 대형 유통도 쿠팡도 중소 유통을 헌신짝 취급한다. 대통령께서 그렇게 강조해 온 국민 주권 정부의 주권자인 우리를 만나 중소 유통의 생계를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만나서 대화 좀 하자"고 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도 미래에서 모두의 인공지능(AI)을 얘기하는 슈퍼 사장이고 싶다"며 "대형 유통을 위해 새벽 배송을 허용하고, 쿠팡을 위해 개인 정보 유출을 외면하는 정부에게 묻고 싶다. 대통령님의 나라에는 동네 슈퍼도 국민입니까"라고 덧붙였다.
충주시 수퍼마켓협동조합 임길재 이사장은 "메가프로젝트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소하더라도 서민들의 경제가 움직이는 골목상권과 지역 상권도 매우 중요하다"며 "골목상권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확보한 이후에 대형 유통 채널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연합회는 "시장과 상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대형 유통기업의 편의만을 기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며 요구사항 4가지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과 중소상인 및 자영업자 대표 간의 대화 자리 마련 ▲소비위축과 경기침체 대응하기 위한 골목상권 비상 대책 수립 ▲중소 유통의 AI 전환 전용 예산을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 ▲대형마트 심야배송 허용 논의 철회 등이다. 그밖에 규제 변경에 앞서 독립적인 지역 상권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 대표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 절차를 밟을 것을 요청했다.
정연희 연합회장은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골목상권의 실핏줄과 같은 영세한 유통 상인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민생은 보고서 안에만 있지 않다. 대통령님께서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경제의 미래를 의논해 왔다면 이제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과 함께 민생의 현실을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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