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위기 넘으면 시총 산 넘어야"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킨 '동전주 퇴출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액면병합과 감자 카드를 잇달아 사용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도입한 동전주 상장폐지 제도가 시행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바빠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일부터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다음 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도록 요건을 신설했다. 25거래일째에는 상장사가 지정 우려 공시를 내야 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회복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제도 시행 이후 첫 사전 경고인 지난 5일 공시 대상에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 6곳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비온, 랩지노믹스, 노을, 샤페론, CMG제약, 모아라이프플러스(전 비엘) 등으로, 이 중 모아라이프플러스는 주가와 시가총액 요건에 동시에 해당됐다. 6곳 모두는 경고 다음 날에도 1000원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식병합과 감자를 통해 일단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몇 개월 새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병합을 결정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20개가 넘는다. 조아제약, 노을, 오리엔트바이오, 네오이뮨텍, 피플바이오, 풍전약품, 비스토스, 한국비티비, 휴마시스, 화일약품, 경남제약, HLB바이오스텝 등이다.
감자를 결정한 곳으로는 동성제약, 에이프로젠,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한국유니온제약, 진원생명과학, 엔젠바이오, 큐라티스 등이 꼽힌다.
대표적으로 조아제약은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 액면가를 500원에서 2500원으로 높이고 발행주식 총수를 3097만9827주에서 619만5965주로 줄이기로 했다. 경남제약과 휴마시스도 각각 5주를 1주로 병합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병합·감자를 통한 반복적 우회를 차단한 상태다. 동전주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날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안에 병합·감자를 완료한 법인은 지정 이후 90거래일간 추가 병합·감자를 할 수 없다. 이 요건에 걸리지 않더라도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내 병합·감자 총비율이 10대 1을 초과하면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업계에서는 동전주 고비를 넘더라도 시가총액이라는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코스닥 퇴출 시가총액 기준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높아지는 만큼 퇴출 사정권에 포함되는 기업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병합은 유통주식 수만 줄일 뿐 시가총액을 늘리지 못하는 만큼 주가를 몇 천원대로 띄워도 시총 문턱을 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근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바뀌어야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만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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