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재학생 27명 계속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
학생들 소속된 '충북청주FC 유소년팀'서 계속 활동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53년 전통의 충북 청주 운호고등학교 축구부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
이 학교 축구부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원두재 등 프로 선수를 여럿 배출한 지역 명문 운동부로 프로 축구단 충북청주FC의 유소년팀이기도 하다.
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운호고는 지난달 8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축구 지정 종목 해제 안건을 의결했다. 청주교육지원청에 운동부 지정 해제 신청서를 냈고, 충북도교육청에는 22일 접수됐다.
도교육청은 이달 말 학교체육진흥위원회를 열어 지정 종목 해제 여부를 심의한다. 위원회에서 승인하면 운호고 축구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축구부는 해체되더라도 재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학교 지원을 받아 운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운호고 축구부는 모두 27명이 소속돼 있다. 학년별로는 1학년 12명, 2학년 5명, 3학년 10명이다.
1973년 창단한 운호고 축구부는 각종 전국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통 명문 운동부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운호중학교 축구부 해체 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때 선수단 규모는 5명으로 줄어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운호고는 2023년 충북청주FC와 협약을 맺고 그해 K리그2에 입성했다. 충북청주FC는 U12와 U15를 창단한 데 이어 이듬해 충북 최초 프로 산하 고등학교 유스팀(U18)을 출범시켰다.
지난 2월 전국대회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20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프로 유스 토너먼트 14강, 2026 K리그 주니어 권역 3위를 기록하며 사상 첫 왕중왕전 진출권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구단은 선수 선발과 훈련, 지도자 운영, 대회 참가, 장비 지원 등 선수단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학교는 학사와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운호고는 충북청주FC와 맺은 선수 위탁관리 협약이 법적·행정적으로 져야 할 책임 소지가 많아 축구부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선수 합숙, 위장전입, 안전사고 등 발생 시 책임은 고스란히 학교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축구부 운영비를 구단이 전적으로 집행하는 것도 학교 운영 방침에 저촉된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 축구부 해체를 추진한 운호고는 당시 충북청주FC, 선수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축구부 해체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충북청주FC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유예 기간 위탁관리 협약을 체결할 다른 학교를 찾거나 구단 자체 클럽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운호고 관계자는 "권한은 구단이 가지고 책임은 학교가 떠안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축구부 해체는 불가피하다"라며 "구단과는 지난해 위탁관리 협약을 1년간 유예한 뒤 해체하기로 합의한 사안으로 충북교육청에 축구 지정 종목 해제를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충북청주FC 관계자는 "운호고 씨름부를 비롯해 전국 학교의 운동부 상당수는 합숙을 하고 있다"며 "구단 운영비 약 80%는 지자체 보조금인데, 이를 학교 회계에 편입시키라는 요구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운영 방식은 전국적으로 보편화돼 있다"며 "왜 유독 운호고에서만 문제를 제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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