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 팔고 지방 가면 양도세 반값…고령층 움직일까

기사등록 2026/08/06 11:03:15 최종수정 2026/08/06 11:38:49

65세 이상·5년 거주 1주택자 대상…내년 최대 5억 감면

서울 매도자 40% 60대 이상…상반기 지방 이동 2만명

고령층 85.5% "살던 곳 계속 거주"…세제 혜택만으론 한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초고가 주택과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든 분위기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27일) 조사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서초구 0.05%, 강남구 0.07%, 송파구는 0.20% 각각 올랐다. 이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5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로, 서울 평균 상승률(0.25%)도 밑도는 수준이다. 2일 서울 강남구 소재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돼있다. 2026.08.0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정부가 세제 개편을 통해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고령 1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를 최대 절반까지 감면해 주기로 했다.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고가 주택 매물을 시장에 끌어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세금 감면만으로는 실질적인 지방 이주 수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가 5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담았다.

정부는 또한 지방 세컨드홈 과세특례의 적용 지역을 확대하고 일부 지역의 주택가액 상한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이는 등 이번 세제 개편을 통해 수도권 주택 매각과 비수도권 주택 수요를 함께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 서울 매도자 10명 중 4명 고령층…강남·한강벨트 매물 출회 기대

고령층이 서울 주택 매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양도차익이 큰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일부 매물 출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집합건물 매도자 9만8067명 가운데 60대 이상은 3만9662명으로 40.4%에 달했다. 월별 비중은 1월 37.1%에서 양도세 중과가 임박한 5월에 43.4%까지 높아졌다.

자치구별로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구와 서초구의 60대 이상 매도자 비중이 각각 48.4%, 46.1%로 절반에 육박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고령층도 연간 수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지역별 인구이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주소지를 옮긴 65세 이상은 1만9618명이었다.

출발지는 경기가 1만260명으로 52.3%를 차지했고 서울 7439명, 인천 1919명 순이었다. 도착지는 충남이 376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원 2911명, 충북 2108명, 전북 1844명, 전남 1805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보유세 강화로 압박하는 동시에 양도세 감면으로 퇴로를 열어준 만큼 강남과 한강벨트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향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생길 것이다"라며 "매물이 늘면 집값 상승 폭이 둔화되거나 보합세를 보이는 등 일부 가격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주 성향 강한 고령층…절세 혜택도 고가주택 집중

다만 세제 혜택만으로 고령층의 지방 이주와 장기 정착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거주,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따르면 현재 거주지에서 3년 이상 산 전국 6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85.5%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나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노인가구 주거편익 향상 방안'에서도 이사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노인가구는 2.7%로, 비노인가구 8.8%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한 이사 의향이 있더라도 그 이유는 시설·설비가 양호한 주택으로의 이동이 29.0%로 가장 많았고, 교통·편의·문화·공원 등이 좋은 지역이 13.7%로 뒤를 이었다. 집값이나 임대료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은 3.8%,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겠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감면 혜택이 양도차익이 큰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돼 전체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1세대 1주택은 양도가액 12억원까지 비과세되고, 12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된다. 이에 기존 양도세 부담이 크지 않은 주택은 세액의 50%를 감면받더라도 실제 절세액이 지방 이주를 결정할 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서울 주요 아파트를 10년 보유·거주한 1주택자가 2027년 양도하는 것으로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성동구 텐즈힐 전용 84㎡를 7억5000만원에 취득해 21억원에 팔 경우 농어촌특별세를 반영한 실제 절감액은 약 671만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압구정현대1차 전용 131㎡를 17억원에 사서 65억원에 팔면 실제 절감액은 1억2479만원, 반포자이 전용 84㎡를 15억원에 취득해 50억원에 팔면 7924만원으로 추산됐다. 양도차익과 기존 세 부담에 따라 실제 혜택이 수백만원에서 1억원 이상까지 크게 갈린 것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이번 특례는 기존 양도세 부담이 큰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수요는 많지 않아 매물 증가와 시장 안정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고가주택 보유자 가운데 일부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있지만 증여나 부부 공동명의 전환 등을 선택할 수도 있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