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전관예우 고착화해 부적절"

기사등록 2026/08/05 15:21:27 최종수정 2026/08/05 15:44:24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성공보수 무효'

법원 "사회정의 실현 방편 되는지 의구심"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대법원 판례가 고위직 법관,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지급하는 형태를 고착화를 시키는 등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적절한 해법이 아니라는 하급심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18.05.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대법원 판례가 고위직 법관,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지급하는 형태를 고착화를 시키는 등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적절한 해법이 아니라는 하급심 판단이 나왔다.

지난 1월 형사사건에서 승소한 경우 변호사에게 성공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에 이어 또다시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판례를 무효로 판단한 하급심 판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송승용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A 법무법인이 의뢰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B씨는 2021년 형사사건과 관련해 A 법무법인과 위임 계약을 체결했다. 1심 사건의 착수보수로는 2000만원을 지급하고, 재판 결과에 따라 5000만원 범위 내에서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B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사 측에서 항소를 제기하자, B씨는 A 법무법인과 항소심에 관해서도 위임 계약을 체결해 착수보수로 2000만원을 지급하고 재판 결과에 따라 2억원의 범위 내에서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2심이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무죄 판결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에 A 법무법인은 B씨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으므로 약정금 2억2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송 부장판사는 위임계약의 '사례금'이 형사 성공보수약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A 법무법인이 청구한 2억2000만원 중 8800만원만 인용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사법개혁 3법 (법원조직법·형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공포된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법개혁 3법의 공포로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이날 전국 법원장들은 비공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고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6.03.12. myjs@newsis.com

송 부장판사는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약정은 수사·재판의 결과를 금전적인 대가와 결부시킴으로써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뢰인과 일반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언급했다.

이어 "대법원이 이 판결을 통해 형사사건에 관한 성공보수약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을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도 성공보수약정이 체결된다면 이는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 약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난다고 일률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개별 사안에서 성공보수약정이 형사사법 엄결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거나 사법정의에 반하는 경우에 한해 무효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이 판결에선 성공보수 약정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 대법원 판결의 입장을 따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 금지가 고액의 착수금을 설정하는 기형적인 형태로 변형을 야기함에 따라,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도모하고 진정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관예우 가능성을 신뢰해 고위직 법관이나 검사 출신의 변호인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위임계약은 성공보수약정이 금지된 이후 오히려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신규 변호사들은 자신의 능력과 성실성을 보여줄 지표가 부족해 착수금을 높게 설정하기 어렵고, 성공보수와 같은 인센티브마저 없어 사건 수임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공보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이루고자 했던 사법 신뢰의 회복은 달성할 수 없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당시 부장판사 최성수·임은하·김용두)는 지난 1월 한 법무법인이 의뢰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맞서 원심을 뒤집었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될 예정으로,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판례가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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