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값, 트럼프 4.09달러…바이든, 4.08달러보다 ↑
당분간 인하 어려워…낮은 재고·러시아 수출 금지
디젤 가격이 당분간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디젤 1갤런당 평균 가격은 4.09달러로 집계됐다.
바이든 행정부 4년간의 평균 가격(4.08달러)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당시에도 디젤 가격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며 크게 올랐다.
브라운대학교는 이란 전쟁 이후 미국 가정이 휘발유와 디젤 비용으로 각각 600달러(약 85만5000원) 넘게 추가 지출했다고 분석했다.
디젤은 화물·배송 트럭·대중교통·선박·농기계·건설장비 등에 사용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디젤 가격 상승은 물류비를 자극해 공급망 전반의 비용을 끌어 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브라운대학교의 제프 콜간 정치학 교수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다수 제품은 디젤 엔진으로 구동되는 운송 수단을 통해 배송된다"며 "사람들은 에너지값 상승을 싫어하고, 그 원인을 현 정부에 돌린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은 차량 연료비를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고, 응답자의 70%는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디젤 가격은 당분간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재고량이 줄어든 데다, 러시아가 2027년까지 디젤 수출을 금지하면서 하루 수십만 배럴의 공급이 추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공장들도 사실상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공급을 늘리기 쉽지 않다.
계절적 요인도 부담이다. 여름 성수기가 끝나 휘발유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난방용 디젤 소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허리케인 등 공급 차질에도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석유 전문가 톰 클로자는 "항공유 부족은 끝났고 휘발유도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며 "디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디젤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격 상승세를 막고자 위해 강경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 석유 대기업들이 중동 전쟁 여파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며 수익 일부를 소비자 가격 인하에 활용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컨설팅업체 클리어뷰에너지의 케빈 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고유가를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제한 같은 강경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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