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년 EU LNG 금지 조치 앞서 ‘그림자 LNG 선단’ 늘려

기사등록 2026/08/04 14:01:41

FT “지난 6개월 최소 8척 중고 LNG 운반선, 러 화물 운송에 사용”

‘비밀 유조선단’처럼 가스 운반에도 그림자 선단 늘리기 시작

‘그림자 LNG 탱커’ 주로 두바이·홍콩·싱가포르 등 러 유령회사 운용

[서울=뉴시스] 러시아의 주요 가스전 위치.(출처: FT) 2026.08.0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러시아는 내년부터 발효될 유럽연합(EU)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 조치를 앞두고 중고 선박과 자국산 유조선을 추가하며 조용히 ‘그림자 LNG 선단’을 늘려 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해운 데이터 회사인 윈드워드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최소 8척의 중고 LNG 운반선이 러시아 화물 운송에 사용됐다.

이로써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건조된 신조선 2척을 포함해 러시아 LNG 운반선 보유량은 25척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선박이 늘어나 내년 제재가 강화돼도 러시아는 가스를 계속 수송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이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비밀 유조선단’을 이용해 온 방식과 유사하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화석연료 수입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제재를 강화해 왔다.

올해 상반기 시베리아 야말 LNG 플랜트 생산량의 거의 전부를 구매했던 EU 국가들은 내년부터는 러시아산 LNG 수입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노바텍의 아크틱 LNG 2 프로젝트를 포함한 일부 러시아 LNG 시설은 이미 별도 조치에 따라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의 석유 운반선단은 현재 서방의 보험이나 서류 절차 없이 운항하며 1000척 이상의 선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훨씬 더 복잡한 가스 운반선 분야에는 더디게 진출하고 있다.

FT가 케이플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최근 인수한 가스 운반선 4척이 서방 제재 대상인 LNG 허브에서 가스를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박들은 모두 현재 러시아 국기를 달고 있으며, 코스모스(러시아어로 ‘우주’), 오리온, 메르쿠리, 루치(러시아어로 ‘광선’) 등 새 이름도 부여받았다.

러시아는 극동 해안에 위치한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첫 번째 LNG 운반선 두 척을 건조했다.

첫 번째 선박인 알렉세이 코시긴호는 지난해 12월 국영 해운회사 소브콤플로트에 인도된 이후 아크틱 LNG 2호에서 LNG를 운송해 왔다. 두 번째 선박인 콘스탄틴 포시에트호는 이달 명명식을 가졌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민영 기업 노바텍의 대표적인 시베리아 야말 플랜트와 제재로 타격을 입은 아크틱 LNG 2 플랜트는 러시아 전체 LNG 생산량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소유한 러시아 극동 지역의 사할린 2 프로젝트가 나머지 30%를 공급한다.

제재 대상이 되지 않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상당 부분은 그리스의 다이나가스, 일본의 미쓰이 OSK, 시피크 등 국제 석유 회사들이 임대한 유조선으로 운송된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 조치로 인해 러시아는 운송 수단을 다변화해야만 했다.

이른바 ‘그림자 LNG 탱커’는 주로 두바이,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러시아 연계 유령회사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편의치적을 이용한다.

이들은 신호 교란과 선박간 환적을 통해 화물의 출처를 위장하는 등, 기존 석유 그림자 선단과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다.

“전술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LNG 운송의 특성상 실행이 훨씬 더 어렵다”고 기업 정보 회사인 S-RM의 이사 셉티머스 녹스는 말했다.

가스 운반선은 세계에서 가장 특수한 선박 중 하나로 건조 비용이 약 3억 달러에 달한다. 가스를 영하 162도의 액체 상태로 유지하여 운송할 수 있도록 복잡한 격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의 핵심 생산 시설은 북극 지역에 위치해 있어 대부분의 기간 동안 가장 가까운 해상 저장 시설까지 이동하려면 두꺼운 북극 얼음에 부딪혀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내빙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은 제재로 타격을 입은 아크틱 2 LNG 생산 시설의 유일한 구매국이다.

즈베즈다 조선소에서는 또 다른 4척의 선박이 건조 중이며, 한국 한화 조선소에서는 제재로 인해 6척의 내빙선이 인도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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