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소비자물가상승률 5~6월 3%대에서 7월 2%대 회복
석유류 6월 24.7%→ 7월 15.5%…국제유가 하락 영향
'칩플레이션'으로 컴퓨터(25.1%) 등 전자기기 가격 ↑
먹거리 물가 안정세…달걀·고등어 등 일부 품목 불안
생활물가상승률 2.5%…근원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
[세종=뉴시스] 안호균 박광온 기자 = 중동전쟁 충격으로 두 달 연속 3%를 넘어섰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복귀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6월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물가상승률을 0.3%포인트(p)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2.0%, 2월 2.0%, 3월 2.2%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다 중동전쟁 충격으로 4월 2.6%로 급등했다. 이후 5월 3.1%, 6월 3.2%로 3%를 넘어섰지만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 달 만에 2%대로 돌아왔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15.5% 올랐지만 6월(24.7%)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경유(21.5%), 휘발유(12.6%), 등유(20.5%) 등이 두자릿수 상승폭을 나타냈고, '칩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컴퓨터(25.1%),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22.5%)도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1.0% 상승해 안정세를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0.9% 상승해 6월(3.2%)에 비해 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다. 채소(-4.2%) 등 농산물 가격이 2.2% 떨어진 영향이다.
하지만 축산물(4.4%)과 수산물(3.9%)의 상승폭은 여전히 컸다. 국산 쇠고기(5.7%), 쌀(7.9%), 수입쇠고기(8.7%), 달걀(7.5%), 고등어(7.0%) 등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오름폭을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1.4%, 3.5%씩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 가격은 2.6%, 외식 제외 서비스는 4.1% 상승했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제항공료(21.7%)가 여전히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고, 보험서비스료(13.4%), 해외단체여행비(20.0%), 자동차수리비(6.1%) 등도 고공행진을 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하락했지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5월(2.5%)과 6월(2.5%)에 비해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6월(2.4%)보다는 상승률이 0.1%p 올랐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1.6%, 식품 이외 품목은 3.2%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했다. 신선어개(-0.4%)와 신선채소(-0.9%), 신선과실(-0.9%)의 가격이 모두 떨어졌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심의관은 "국제유가와 환율의 하락, 최고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기상여건 악화로 농축산물 수급 불안 등 상승 요인이 있음에도 7월 물가가 2%대로 재진입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6월27일부터 시행한 7차 석유제품 최고가격 인하(리터당 150원)를 통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3%p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7월 소비자물가는 역대 최대 할인 지원, 최고가격 인하 등에 힘입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상승세 둔화 등으로 전년동월비 2.8%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8월 이후에는 중동발 리스크와 지난해 단행됐던 SKT의 대규모 요금 할인과 IT기기, 가공식품 가격 등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두원 심의관은 "중동전쟁이 해결되지 않았고,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있는데다 하반기에는 석유류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봐야 한다"며 "또 지난해 8월 SKT가 개인정보보호 위반으로 전체 회원 대상으로 50% 할인을 한 기저효과가 0.6%여서 (올해) 8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 상승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신 재경부 물가정책과장은 "가공식품은 일부 업계에서 가격 인상 등이 진행 중인데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민 과장은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태블릿 가격이 좀 많이 오른 것 같다"며 "휴대전화 같은 경우는 가중치가 다른 품목보다 더 크다. 8월에는 휴대전화 가격 상승률이 물가를 좀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재경부는 "석유 최고가격 운영,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수입·공급 확대 등을 통해 석유류와 먹거리 가격 안정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더불어 명절 장바구니 물가 안정 등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도 차질없이 마련해 9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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