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 접을 정도" 수술로봇 연습…'이 교수' 1000례 달성

기사등록 2026/08/04 09:13:47 최종수정 2026/08/04 09:44:24

단일공 비뇨기 로봇술 개인 1000례…아·태평양 최초

신장암서 단일공 로봇술 접목해 암만 부분 제거

기능 보전과 부작용·합병증 최소화해…삶의 질↑

[서울=뉴시스] 홍성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3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단일공(SP) 비뇨기 로봇수술 개인 1000례를 달성하고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로봇 수술은 정밀도가 매우 중요한데, 국내에 로봇수술을 도입 했던 초기엔 엄지손톱 크기의 종이학을 로봇으로 접으면서 연습했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홍성후 비뇨의학과 교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단일공(SP) 비뇨기 로봇수술 개인 1000례를 달성했다고 4일 밝혔다.

다빈치 SP 로봇으로 개인 1000례를 넘긴 의료진은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외 지역에서는 드문 사례로, 이는 국내 비뇨의학과 로봇수술의 실질적 경쟁력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는 평가다.

홍 교수는 로봇과 복강경 등 비뇨의학과 분야 최소침습수술 분야 권위자다. 로봇수술 도입 초기, 수술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엄지손톱 크기의 종이학을 로봇으로 접는 훈련을 반복해왔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총 1000례의 수술 가운데 97%가 비뇨기암 환자였다. 질환별로는 신장암 54%, 전립선암 30%, 요관암 14%, 방광암 2%였다. 비뇨기암 중에서도 고난이도 신장암 수술에 단일공 로봇수술을 접목해 암 부위만 부분 절제하는 부분 신장절제술이 539건(54%)로 가장 많았다. 1000번째 수술환자(60대 여성)역시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한 부분 신장절제술을 받은 신장암으로 콩팥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을 절제했다. 

홍 교수가 최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신장암 수술은 인체 혈액을 여과하는 특성상 혈류량이 많아, 수술 중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상태로 암 부위를 절제해야 한다. 이때 혈류가 차단된 '온허혈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술 후 신장 기능 회복이 나빠지기 때문에,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수술을 끝내는지가 신장암 수술의 성패를 가른다.

다만 최근까지 단일공 로봇수술은 흉터와 통증 감소 및 수술방식의 장점은 있으나, 하나의 절개창에 삽입한 단일 캐뉼러(수술 기구와 카메라를 몸 안으로 넣기 위해 절개 부위에 삽입하는 통로)를 통해 여러 기구를 운영하므로 다공 수술 대비 속도에서는 다소 불리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홍성후 교수는 이런 구조적 속도 손실을 술기로 상쇄해, 단일공 수술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신장암 수술의 핵심인 짧은 허혈시간까지 확보했음을 학술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홍성후 교수 주도하에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공-단일공 로봇수술군을 후향적으로 평가한 연구 결과에서 단일공 로봇수술의 온허혈시간은 평균 13.8분으로 다공 수술의 17.2분보다 3.4분(약 19.8%) 짧았다.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뒤 다시 혈액이 공급될 때까지의 시간인 온허혈시간은 시간이 짧을수록 수술 후 신장 기능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다.

수술시간 역시 단일공이 평균 95.4분으로 다공(103.7분)보다 짧게 나타나, 출혈량이나 재원기간 등 다른 지표에서도 단일공이 다공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2024년 12월 '내비뇨기학 저널'(Journal of Endourology)에 게재된 후, 대한내비뇨기과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국제 투고 논문 부문 학술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홍 교수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단일공 분야의 최신 술기들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레치우스(Retzius) 보존 전립선절제술을 단일공 로봇수술에 적용해 전립선암 수술 후 흔한 요실금·발기부전 합병증을 최소화 했다.

국내 젊은 환자가 늘고 있는 신장암 분야에서는 복강 내 장기 손상의 가능성을 낮추는 후복막 접근법을 활용한 단일공 부분절제술의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하대정맥 혈전을 동반한 고령 신장암 환자를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완치시키는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 의료진 교육과의 공동 연구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말에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연수 중인 중동 의료진과 함께 신정맥압박증후군(일명 호두까기 증후군)의 치료에 다빈치 단일공 로봇을 적용한 새로운 수술법을 국제학술지에 사례 보고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홍 교수는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의사로서의 본분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신장암, 전립선암 등 악성 질환 전반에서의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고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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