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7월 말 비중 23.9% 추정…최대 87.9조 매수여력"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9905억원(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합산)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대부분 국민연금 물량으로 추정된다.
연기금은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100억원에 못미치는 순매도를 나타내며 사실상 중립 수준의 매매를 이어갔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지난달 28일부터 월말까지 999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10%대 급락한 지난달 28일 1165억원, 5%대 내린 29일 3380억원, 1%대 추가 급락으로 5500선까지 내려선 30일 3807억원어치의 주식을 담았다. 지수가 17.92% 급등하며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달 31일에도 1644억원을 순매수했다. 한 달간의 순매수 물량 대부분을 나흘 동안 쓸어 담은 셈이다.
지난달 연기금은 낙폭이 컸던 SK하이닉스를 1조38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담았다.
이어 SK이노베이션(2838억원), TIGER 200(2607억원), 셀트리온(198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811억원), S-Oil(1744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관리하고 있다.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면 초과 자산을 매도하거나 부족 자산을 매입, 이를 통해 시장이 과열됐을 때 차익을 실현하고, 저평가됐을 때 자산을 사들여 장기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꾀한다. 국민연금의 자산별 목표비중은 올해 국내주식 14.9%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코스피가 치솟으며 지난 1월 국민연금 기금위는 지난 6월까지 한시적으로 리밸런싱을 유예키로 결정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 기간에도 국내 주식을 꾸준히 순매도해왔다. 지난 1월 1조9109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2월 6791억원, 3월 7652억원, 4월 912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후 5월에는 2조1563억원, 6월에는 2조3457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상반기에만 총 8조7891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았다.
8조원대 순매도에도 코스피가 연초 4300선에서 지난 5월 말 지난 5월 말 8400선까지 두 배 가까이 급등하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목표비중(14.9%)을 두 배 가까이 넘긴 29.4%까지 치솟았다.
리밸런싱 우려가 커지자 기금위는 지난 5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하고,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확대해 전술적 자산배분(TAA) ±2%포인트와 합산해 최대 ±8%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치로 리밸런싱 압력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 6월 19일 코스피가 장중 9300선으로 고점을 찍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시장의 리밸런싱 공포는 다시 커졌다. 한때 국민연금발 리밸런싱으로 50조~70조원대 매물폭탄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7월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8476선에서 7월 말 6595선까지 약 22% 급락하며 국내 주식 비중이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80조원대 매수 여력이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금 내 국내주식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23.9%로 추정된다"며 "올해 계획대비 3.1%p 많지만 SAA·TAA를 감안하면 4.9%p(87조9000억원)의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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