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상속세를 줄이겠다며 부모 생전에 예금을 임의로 빼내는 것은 오히려 세금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상속 직전 재산을 옮기는 '꼼수'보다 합법적인 사전 증여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절세미녀 김희연 회계사'에 출연한 김희연 회계사는 "미리 빼는 것은 상속세를 아끼는 게 아니라 결국에는 부담을 두 배로 만드는 행동이 될 수 있다"며 "세금이 붙고 가산세가 붙고, 받지 않아도 될 세무조사까지 부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상속 직전 이뤄진 큰 규모의 자산 이동은 상속 재산 누락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 김 회계사는 "사망 2년 이내 현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또는 대출을 받거나 했을 때, 이 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국세청이 자금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다"며 "상속인이 돈의 행방을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금액은 상속받은 재산으로 추정돼 상속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계사는 "소명에 대한 책임이 국세청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있다"며 "납세자가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계사는 간병비 등으로 사용할 돈이라도 미리 현금으로 인출해 두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금으로 지급하면 실제 사용처를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가능하면 계좌이체나 카드 결제를 활용하고, 불가피하게 현금을 사용했다면 영수증과 사용 내역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계사는 "예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면 금융재산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며 "금융재산 규모가 10억원 안팎 이하라면 불필요하게 현금으로 인출하기보다 통장에 그대로 두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으로 빼둘 경우 사용처 입증 부담이 생기지만, 예금 상태로 유지하면 상속 과정에서 공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김 회계사는 임종 직전 가족들이 재산을 미리 나누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전에 가족들이 돈을 나눠 가지면 상속세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전 증여로 판단돼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계사는 "상속세는 임종 직전이 아니라 건강할 때 10년 단위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 최근 2년간 크게 지출된 돈이 있다면 영수증과 메모를 잘 챙겨 향후 세무 소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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