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 AI법 인정 놓고 대립한 두 정치자금 진영
민주당 AI위원회 공동위원장 영향력에 동시 구애
승부 기운 지역구에도 광고·지지 보내 관계 선점
마켓워치는 29일(현지시간) 오픈AI 고위 인사와 투자자들의 후원을 받는 정치자금단체(슈퍼팩) ‘리딩 더 퓨처’가 조시 고트하이머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이 후원하는 비영리 정치조직 ‘퍼블릭 퍼스트 액션’도 고트하이머 의원에게 주정부의 AI 규제권을 지켜달라고 촉구하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5선 현역 의원인 고트하이머는 뉴저지주 5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11월 본선에 나선다. 그는 지난 6월 경쟁자 없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이 지역을 ‘민주당 확실 우세’로 평가했다. 고트하이머 의원은 민주당 하원 AI·혁신경제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되찾으면 AI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정치자금 감시단체 이슈원의 마이클 베켈은 정치조직이 의원을 지지하고 기부하면 필요할 때 의원과 만날 기회를 얻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접전 지역뿐 아니라 재선 가능성이 큰 현역 의원과도 미리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AI 업계가 2024년 가상화폐 업계가 산업계에 우호적인 후보들을 지원한 전략을 따라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의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두 진영은 연방법으로 주정부의 AI 규제를 어느 범위까지 제한할지를 놓고 견해가 뚜렷하게 갈린다. 리딩 더 퓨처는 주마다 다른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다며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연방 기준을 요구한다. 퍼블릭 퍼스트 액션은 연방 기준과 함께 주정부가 더 강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권한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정부 AI법의 시행을 제한하는 방안은 지난해 공화당의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에 포함될 뻔했다. 그러나 미 상원은 주·지방정부의 AI 규제를 10년간 유예하는 조항을 99대 1로 삭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연방법이 주정부 규제에 우선하도록 하는 전국 단일 AI 규제체계를 의회에 제안했다.
이 같은 정책 대립은 대규모 정치자금 경쟁으로 이어졌다.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리딩 더 퓨처는 지난 6월30일까지 7579만달러(약 1090억원)를 모았다. 마켓워치는 리딩 더 퓨처 진영이 2026년 선거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1억달러(약 144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총 4000만달러(약 576억원)를 지원했고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도 개인적으로 100만달러를 냈다. 다만 앤트로픽은 회사가 낸 돈은 정책 홍보와 교육을 위한 것으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키는 데 쓸 수 없다고 밝혔다.
퍼블릭 퍼스트 액션 측이 내보낸 광고는 고트하이머 의원의 당선이나 낙선을 직접 요구하는 대신 정책적 행동을 촉구하는 형식을 취했다. 광고는 미 의회가 AI 사기를 규제하는 주정부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고트하이머 의원에게 주정부의 AI 안전 규제권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광고추적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퍼블릭 퍼스트 액션과 그 연계 정치활동위원회(PAC)가 이 광고에 쓴 돈은 현재까지 11만9000달러(약 1억7000만원)다. 고트하이머 의원도 주정부 AI법을 광범위하게 무력화하는 방안에 반대해 왔다.
이에 리딩 더 퓨처는 주정부 규제를 무조건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아동과 이용자,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전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강력한 연방 규제를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기업이 서로 충돌하는 연방 규정과 주정부 규정을 동시에 따라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리딩 더 퓨처의 연계 PAC ‘싱크 빅’은 보어스 낙선을 위해 최소 600만달러(약 86억원)를 썼다. 퍼블릭 퍼스트 액션의 연계 PAC인 ‘잡스 앤드 데모크라시’는 보어스 지원에 약 400만달러를 썼다. 그러나 보어스는 마이카 래셔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졌다. 래셔는 승리 연설에서 아이와 일자리, 환경을 지키는 정책을 결정할 때 어떤 AI 기업의 지시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치자금 경쟁은 개별 경선과 두 진영을 넘어 AI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메타는 주정부 AI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조직 두 곳에 총 6500만달러를 지원했고, AI 안전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정치조직들도 올해 잇따라 등장했다. 11월 중간선거가 열리기 전부터 AI 규제의 내용뿐 아니라 규칙 제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원을 둘러싼 정치자금 경쟁이 본격화한 셈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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