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호가 주문에 대외 악재 반영…반대매매 우려까지 투자심리 위축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장 시작 10분 전 제시되는 코스피 예상지수가 한때 20% 넘게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예상지수는 개장 전 동시호가에 접수된 매수·매도 주문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만큼, 밤사이 미국 증시와 금리, 국제유가, 환율 등 대외 변수와 투자심리가 집약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외적 요인 이외에 전날 급락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동시호가에 일부 반영되면서 예상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33% 오른 5681.77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11시18분 현재 전일대비 2.8% 가량 상승한 5825선을 기록 중이다.
반면 개장 전 예상지수는 크게 흔들렸다. 오전 8시50분10초 기준 코스피 예상지수는 4520.93으로 전 거래일보다 20.1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장 개장 10분 전 처음 제시된 예상지수도 5349.27로 전 거래일 대비 5.54%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예상지수는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동시호가에 접수된 매수·매도 주문을 바탕으로 각 종목의 예상 체결가격을 산출한 뒤 이를 시가로 가정해 계산한 지수다. 미국 증시와 코스피200 야간선물, 원·달러 환율, 미국 국채금리, 국제유가, 주요 기업 실적과 공시 등 밤사이 발생한 대외 변수들이 개장 전 주문에 반영되면서 예상지수도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이번 예상지수 급락에도 전날과 밤사이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기업공개(IPO) 흥행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으로 중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 우려가 커지자,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도는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부재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여기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물가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긴축 기조 장기화 우려가 커졌고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7월 FOMC 및 지정학 불확실성, MS와 메타의 시간외 주가 혼재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만큼, 장 초반 변동성 확대 이후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 일각에서는 전날 급락 여파로 반대매매 물량이 늘어나면서 개장 전 예상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대매매는 빚을 내서(신용·미수) 주식 산 사람이 정해진 돈을 채워 넣지 못하면, 증권사가 담보로 잡아둔 그 주식을 대신 강제로 파는 제도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빌려준 돈을 하루라도 빨리 회수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그날 가장 먼저 거래가 열리는 시간에 매도 주문을 넣는다. 그래서 장이 열리기 직전이나 열린 직후에 이런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주가 하락→담보 부족→반대매매→추가 매도→주가 추가 하락'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어, 전날 급락한 다음 날에는 개장 전 반대매매 물량도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1940억원으로 전일보다 4529억원(1.38%)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규모가 클수록 급락장에서는 반대매매 가능성도 커진다. 이후 코스피가 이틀간 약 16% 급락하면서 담보유지비율을 밑도는 계좌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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