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약' 대신 '숫자'로…제약·바이오 공시 전면 개편한다

기사등록 2026/07/30 12:00:00 최종수정 2026/07/30 14:30:23

공모가 산정 위한 핵심가정 공시 표준화

기술이전 계약금·마일스톤·로열티 공시

공시 전 언론보도 차단…가이드라인 발표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6.03.1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손질했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핵심 정보를 표준화하고, 기술이전 계약의 세부 내용도 보다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공시보다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제약·바이오 언론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4~6월 운영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코스닥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투자자가 접하는 공시는 신약 개발, 임상시험, 기술이전 계약 등 전문적 내용이 많고 복잡해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현재 실적보다 향후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화 가능성에 따라 기업 가치가 좌우되는 산업 특성상 미래 가치 중심의 공시에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해 왔다.

이에 금감원은 기업가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증권신고서를 비롯해 사업보고서와 분·반기보고서, 수시공시의 작성 기준을 구체화·표준화하고, 공시 정보가 시장에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언론보도 가이드라인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활용되는 핵심 가정에 대한 공시를 구체화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예상 시장 규모 ▲임상시험 성공확률 ▲허가·심사리스크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 등 핵심 가정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설명해야 한다.

상장 이후 정기 공시는 현재 개발 중인 제품 뿐만 아니라 과거에 추진 중이라고 공개한 모든 제품군에 대해 개발 중단, 기술이전, 허가, 판매까지 전체 이력을 기재하도록 했다.

또 기술이전 계약은 계약금, 개발 마일스톤, 허가와 판매 마일스톤, 로열티 등 세부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계약 규모뿐만 아니라 지금 받는 돈과 앞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을 구분해 투자자 계약의 실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제약·바이오 기업의 언론보도 원칙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반드시 공시를 통해 먼저 공개해야 하고, 공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보도자료에 추가하거나 공시와 다른 내용을 언론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

과장되거나 주관적인 표현도 제한된다.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에 근거해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특정 투자자에게만 정보를 먼저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금감원은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보도자료 배포 전 적정성을 검토하는 내부 승인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고, 위반 시에는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배포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릴레이 설명회를 열어 제도 개선 사항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 사례와 시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사항은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는 등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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