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넘어 미국·이탈리아 에투알까지
박세은이 판 키운 '우리 시대 에투알 2026'
'달빛' 세계 초연…29일~8월 2일 예술의전당
박세은은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우리 시대 에투알 2026'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프랑스 레퍼토리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커리어를 쌓으며 세계 무대에서 만난 훌륭한 무용수들을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어졌다"며 스펙트럼을 넓힌 기획 배경을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파리오페라 발레단 6명, 미국의 뉴욕시티 발레단 2명,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 2명 등 총 10명의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출격한다. 파리오페라 발레단에서는 박세은을 비롯해 에투알 아망딘 알비송과 블루엔 바티스토니, 폴 마르크, 로렌조 렐리가 무대에 오른다. 23세에 프리미에르 당쇠르(제1무용수) 등급을 건너뛰고 에투알로 파격 발탁된 기욤 디오프도 합류해 국내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박세은은 "미국과 이태리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니다"라며 "춤은 다 똑같이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영감을 주는 것이라는 소신 아래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최정상 무용수들을 한국으로 불러모으게 된 계기에 대해선 뉴욕시티발레단(NYCB)의 수석무용수 타일러 펙 등이 오랜 동경의 대상이었던 점을 들었다. 박세은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꼭 소개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다"며 숨겨둔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이 직접 추고 싶어 오랫동안 갈망했던 제롬 로빈스의 안무작 '또 다른 춤들(Other Dances)'마저 타일러 펙에게 양보했다고 했다.
박세은은 "제가 이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과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수 년 전부터 해왔는데, 소속 발레단 레퍼토리가 아닌 탓에 저작권(공연권) 문제로 할 수 없었다. 대신 저보다 훨씬 멋지게 소화해 줄 타일러를 데리고 왔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타일러 펙 역시 "나 또한 박세은의 굉장한 팬이었기에 갈라에 참여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어 펙이 뉴욕시티발레단의 상징인 조지 발란신 안무작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박세은은 "발란신의 작품은 음악이 가장 중요하며, 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음악성을 가진 무용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 스칼라 발레단의 에투알 니콜레타 마니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선 "실제 객석에서 무대를 보고 '왜 이 친구가 라 스칼라의 유일한 에투알인지 알겠다'고 느꼈다"며 "그 즉시 한국에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떠올렸다.
박세은은 기획자로서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무용수는 나 스스로만 컨트롤하고 잘하면 되지만, 큐레이팅은 그렇지 않다"며 "많은 이들과 공동 작업을 해야 하기에 엄청난 시간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판을 키운 만큼 풍성한 '킬러 콘텐츠'도 마련됐다. 파리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출신 안무가 장 기욤 바르가 박세은을 위해 헌정한 신작 솔로 '달빛(Clair de Lune)'이 이번 무대에서 세계 초연된다.
박세은은 "고난도의 화려한 기술보다는,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에 빠져들어 편안하게 숨을 쉬며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여러 발레단의 최정상 무용수들이 다 함께 꾸미는 루돌프 누레예프 안무의 '라 바야데르' 전막 하이라이트가 더해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우리 시대 에투알 2026'은 오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총 4차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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