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6' 현장
지난 25일과 26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린 '원 유니버스 페스티벌 2026(ONE UNIVERSE FESTIVAL 2026·OUF 2026)'은 이 진짜 소리의 질감을 두 헤드라이너를 통해 증명했다. 첫날 무대에 오른 아일랜드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My Bloody Valentine·마블발·마이 블러디 발렌타인)과 이튿날 대미를 장식한 영국의 밴드 디 엑스엑스(the xx)가 그 주인공이다.
두 팀은 진부한 사운드를 재생산하지 않고 고유의 소리를 쫓는다는 궤를 같이한다.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매끈하고 정제된 소리라는 명확한 차이 속에서도, 이들은 소리의 층위가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끊임없이 소리로 우리에게 수작을 건다.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은 2013년 예스24 라이브홀 첫 내한과 '안산밸리록페스티벌', 201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이후 8년 만에 한국 야외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공연 전 청력 손실 주의 경고문이 뜰 만큼 '소음의 황홀경'을 자랑하는 이들은 '아이 온리 세이드(I Only Said)', '웬 유 슬립(When You Sleep)'으로 포문을 연 뒤 '온리 샬로우(Only Shallow)', '피드 미 위드 유어 키스(Feed Me with Your Kiss)' 등을 아우르며 이펙터로 사운드의 질감을 날카롭게 벼려냈다. 노이즈 등 소음마저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드림팝의 특색이 도드라진 순간이었다. 토요일 밤 리조트 호텔 부지라는 장소적 한계로 무자비한 굉음을 쏟아내기엔 제약이 따랐으나, 멤버들의 침묵과 눈빛마저 몽환적인 무대 그리고 인천국제공항 인근을 스치는 비행기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는 압도적이었다. 다음 날 공연한 국내 슈게이징 싱어송라이터 공원이 이들의 무대를 오마주하기도 했다.
요컨대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의 소리는 실험적이면서 묘하게 서정적이다. 반면 미니멀리즘의 정점을 보여주는 디 엑스엑스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풍부한 사운드의 층위를 펼쳐냈다. 긴 공백기 끝에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등 글로벌 주요 무대로 복귀한 로미, 올리버 심, 제이미 스미스는 '크리스털라이즈드(Crystalised)', '세이 섬싱 러빙(Say Something Loving)'으로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을 빚어냈다.
디 엑스엑스의 소리는 서정적인데 불가해하게 실험적이다. 결국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이든 디 엑스엑스든, 이들은 낯설고 집요한 소리를 새로운 층위로 끌어올리며 관객에게 진짜 고유성이라는 감정을 선사했다.
한편, 이번 페스티벌은 턴스타일, 리센느, 로즈, 악뮤 등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개성 있는 음악 팬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보일러 룸(Boiler Room) 도쿄 세트로 10일 만에 200만 뷰를 기록한 오사카 출신의 DJ 요스케 유키마쓰(¥ØU$UK€ ¥UK1MAT$U)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부터 엠지엠티(MGMT), 스크릴렉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현장의 열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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