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련 글 직후 1분간 200만주 거래
에너지·산업주 20여 종목 2% 넘게 출렁
고빈도매매 5곳 신청…개인은 속도 경쟁서 밀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이 서비스가 내달 1일 출시되며, 영향력이 큰 트루스소셜 계정 10개의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회사는 이용료로 월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제시했으며, 다년 약정을 맺으면 월 6만달러(약 8900만원)로 낮추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시장을 움직이는 속도는 거래자료에서도 확인됐다. WSJ이 금융정보업체 DTN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과 관련해 올린 글 두 건 직후 1분 동안 거래된 주식은 200만주를 넘었다. 에너지·산업주 20여개 종목은 2% 넘게 출렁였다.
API는 사람이 앱을 열거나 알림을 기다리지 않아도 컴퓨터가 게시물을 데이터 형태로 자동 수신하게 하는 연결 통로다. 트럼프미디어는 게시물이 트루스소셜에 공개되는 것과 동시에 API에도 입력되기 때문에 유료 고객에게 미공개 글을 먼저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API 이용자는 일반 이용자에게 푸시 알림이 전달되기 전에 공개된 게시물을 기계 판독 형태로 받아 자동매매 주문에 연결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낮 12시38분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순찰하던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를 격추했다며 “미국은 불가피하게 이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썼다.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코노코필립스와 셰브런 등 에너지주 거래가 급증하고 주가가 올랐다.
월가 대형 투자회사들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서 기업명과 ‘휴전’, ‘이란’ 같은 단어를 자동으로 검색한다. 중요 공지의 신호가 될 수 있는 “이 사안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문구까지 감시하며, 일부는 인공지능(AI)으로 게시물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곧바로 판단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고빈도매매 업체 5곳이 트루스 API 이용을 신청했다. 이들 업체는 순간적인 가격 차이를 노려 알고리즘으로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며, 속도를 높이려고 서버를 증권거래소나 정부 경제지표 발표지와 가까운 곳에 설치한다. 트루스 API는 이 같은 속도 경쟁에 추가된 새로운 수단이다.
조 살루치 테미스트레이딩 공동창업자는 원유 선물 매수 주문을 낸 업체가 API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료 글을 받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이 업체는 다른 투자자들이 글을 확인하기 전에 매수 주문을 취소하고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옵션 중개업체 베이크레스트의 데이비드 불 상무는 트루스 API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업계의 필수 장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를 초과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라기보다 “방어적 비용”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초단타 알고리즘과 속도 경쟁을 벌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이 서비스가 정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돈을 낸 기관과 일반 투자자로 나누고 미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한 수익자인 신탁은 트럼프미디어 의결권의 약 41.1%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미디어는 트루스 API가 게시물을 공개 전에 제공하지 않는다며 이해충돌 주장을 일축했다. 회사 측은 일부 정치인이 기업들에 서비스 불매를 압박하면서 트럼프미디어를 반시장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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